제네시스 품고 50억 클럽 가입 박상현, "회장님 감사합니다" 눈물
by주영로 기자
2023.10.16 00:00:00
KPGA 제네시스 챔피언십 연장 접전 끝에 우승
코리안투어 통산 12승, 최초 통산 상금 50억 돌파
2015년부터 동아제약 후원, 고 강신호 명예회장과 인연
"우승 모습 보여드릴 수 있어 기뻐..회장님 감사합니다"
임성재, 배용준 연장 접전 끝에 공동 2위
| 박상현이 15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4라운드 4번홀에서 힘차게 티샷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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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회장님 감사합니다.”
투어 19년 차 베테랑 박상현(40)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박상현은 ‘월드 클래스’ 임성재(25), 신예 배용준(23)과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선 박상현과 배용준이 버디를, 임성재는 파에 그쳐 탈락했다. 이어 같은 홀에서 치러진 2차 연장에서 박상현이 천금의 이글을 잡아내며 74홀 동안 이어진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통산 12승을 달성한 박상현은 우승상금 3억원을 추가하며 통산 상금 50억3836만9301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박상현은 코리안투어 사상 상금 50억원을 돌파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
사상 첫 ‘50억원 클럽’ 달성의 기쁨도 잠시, 박상현은 우승 소감을 얘기하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2주 전 세상을 떠난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박카스의 아버지’로 불린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박상현에겐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였다.
박상현은 2015년부터 동아제약의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비고 있다.
강 명예회장은 박상현의 후원뿐만 아니라 1970년대부터 국내 골프발전을 위해서도 애써왔다.
1976년 오란씨오픈골프선수권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1988년부터 1997년까지는 일간스포츠-포카리오픈, 2000년부터 2006년까지는 포카리스웨트오픈을 열었다. 또 2005년부터는 지금까지 박카스배 전국시도학생 골프팀 선수권대회를 후원했다.
우승 뒤 18번홀 그린 옆에서 가진 TV 인터뷰에서 박상현은 “얼마 전 강신호 회장님이 세상을 떠나셨는데, 생전에 제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기뻐하셨다. 이렇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 기쁘다”라며 “회장님 감사합니다”라고 뜨거운 눈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우승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세계랭킹 26위의 월드클래스 임성재, 그리고 투어 2년 차 신예 배용준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정규라운드 18번홀에서 나온 버디가 우승의 발판이 됐다.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연장전에 합류했다. 같은 홀에서 임성재는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을 허용했다.
1차 연장 뒤 2차 연장에선 쐐기를 박는 아이언샷으로 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글 퍼트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하면서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줬다.
2005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박상현은 2009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이번 대회까지 통산 12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전까지 통산 상금 47억3836만9301원을 획득한 박상현은 이날 우승으로 3억원의 상금을 추가, 50억3836만9301원으로 유일하게 50억원 고지에 올랐다.
우승으로 제네시스 GV80 쿠페 자동차와 내년 7월 열리는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까지 받았다.
박상현은 “임성재 선수가 너무 잘 치고 있어서 초반에 따라잡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고 공격적으로 쳤는데 퍼트가 잘돼 추격할 수 있었다”라며 “마지막까지 기회가 없을 줄 알고 마음을 내려놨는데, 연장을 몇 번 해본 경험도 있고 조금 더 즐기면서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타 차 선두로 최종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도전한 임성재는 아이언샷의 정확성이 떨어져 애를 먹었다. 또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선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을 허용하는 등 퍼트의 예리함도 떨어진 게 역전의 빌미가 됐다.
통산 2승에 도전한 배용준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패하면서 임성재와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