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金 합작’ 임성재·김시우 “파리올림픽도 도전하겠다”

by주미희 기자
2023.10.06 00:00:00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金·개인전 銀
형들은 파리올림픽·동생들은 LA올림픽 도전
내년 6월17일 자 세계랭킹 따라 출전 자격 주어져
“세계랭킹 한국 선수 상위 2명 안에 들 것”
이제 투어로…장유빈·조우영 5일 코리안투어 출전
임성재 한국 찍고 김시우와 조조챔피언십 참가

왼쪽부터 장유빈, 조우영, 임성재, 김시우가 지난 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골프 남자부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영종도)=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림픽은 선수라면 누구나 나가고 싶어하는 명예로운 대회다. 내년에 열릴 파리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임성재) “언제든지 국가를 대표해서 플레이하고 싶다.”(김시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3년 만에 남자 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임성재(25), 김시우(28)가 내년으로 다가온 파리올림픽 출전 의지를 밝혔다.

지난 2일 임성재, 김시우, 조우영(22), 장유빈(21), 유현조(18), 김민솔(17), 임지유(18)로 구성된 한국 골프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리 대표팀은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과 여자 단체전 은메달, 남자 개인전 은메달(임성재), 여자 개인전 동메달(유현조) 등 메달 4개를 획득하고 돌아왔다.

PGA 투어 정상급 선수로 활동하는 임성재, 김시우에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각각 우승을 차지한 조우영, 장유빈이 뒤를 받친 남자 골프 대표팀은 ‘골벤저스’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역대 최강 드림팀이었다. 경기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나흘 합계 76언더파를 기록해 2위 태국을 20타 이상으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단체전 정상을 차지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개인전에서는 임성재가 최종 26언더파를 기록해 1타 차로 아쉽게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과 은메달 2개를 목에 걸고 귀국한 임성재는 “지난주 월요일에 중국으로 출국해 경기가 끝나기까지 일주일이 정말 길었다. 그 정도로 긴장이 많이 됐지만 저희 4명이 골고루 잘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이렇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공항에 오니 더 자부심이 생기고 아시안게임을 뿌듯하게 잘 치러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맏형 김시우도 “일주일 전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만 해도 부담감이 컸고 긴장도 많이 됐다. 오래 준비해 온 대회를 금메달로 마무리해서 행복하고 후배들과 같이 금메달을 따서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평소에 무표정한 얼굴로 경기에 집중하는 임성재, 김시우도 시상대에 올랐을 때만큼은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었고 맞잡은 손을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같이 4년에 한 번 열리는 종합대회는 일반 골프 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감이 크다. 또 국가를 대표해서 출전한다는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 임성재와 김시우도 “PGA 투어는 워낙 대회가 많고 한 대회를 못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지만, 아시안게임은 4년에 한 번밖에 없기 때문에 중압감이 더 크다. 목표가 금메달이었기 때문에 더 긴장됐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그렇지만 이들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파리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메달을 노리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 처음 참가했던 임성재와 김시우는 각각 공동 22위와 공동 32위에 그쳐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임성재는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 상위 2명 안에 들어 출전 자격을 갖게 되면 파리올림픽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시우도 “세계랭킹을 잘 유지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꼭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내년 6월 17일자 세계랭킹 상위 15명 중 한 국가당 최대 4명까지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외에 15위 안에 2명 이상의 선수가 없는 국가에서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기록한 최대 2명이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임성재, 김시우는 현재 세계랭킹 26위, 40위로 한국 선수 중 랭킹이 2, 3번째로 높다.

형들이 내년 파리올림픽을 바라본다면 이제 막 프로가 된 동생들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바로 다음날인 2일 프로로 전향한 장유빈과 조우영은 “LA올림픽 출전을 위해 세계 순위를 끌어올리겠다.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더 생겼다”고 말했다.

금의환향’한 골프 대표팀은 이제 다시 투어로 돌아간다. 먼저 장유빈, 조우영은 당장 5일부터 시작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처음 프로 자격으로 출전했다. 임성재는 이번 주에 푹 휴식을 취하고 12일 개막하는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19일 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에 나선 뒤 시즌을 마무리한다. 김시우도 조조 챔피언십이 올해 마지막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