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내 계절”…선선한 바람 불자 김수지가 돌아왔다(종합)
by주미희 기자
2023.08.28 00:00:00
2023시즌 KLPGA 투어 메이저 한화 클래식 제패
투어 통산 5승…상금 랭킹 27위→6위로 ‘쑥’
4명 공동 선두 달렸지만…4연속 버디로 혼전 잠재워
KG 레이디스 오픈 참가해 2주 연속 우승 노려
“타이틀 방어 대회들 많아 욕심…상금왕도 도전”
| 김수지가 27일 열린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을 제패한 뒤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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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이제 ‘가을은 내 계절이구나’라고 생각해요.”
김수지(27)가 가을 초입에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7억원)을 제패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27일 강원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화 클래식 최종 4라운드. 김수지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고,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아타야 티띠꾼(태국)과 이예원(20)을 3타 차로 따돌린 김수지는 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이후 약 11개월 만에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투어 최다 우승 상금인 3억600만원을 받은 그는 상금 랭킹 27위에서 6위(5억5486만원)로 훌쩍 도약했고, 대상 포인트 70점을 받아 대상 부문 11위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KLPGA 투어 데뷔 5년 차에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한 김수지는 통산 4번의 우승을 모두 9월과 10월에 따내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 김수지는 한화 클래식 전까지 15개 대회에서 톱10에 5차례 올랐지만 상금 랭킹 27위에 그쳤다. 지난해 대상과 최소 타수 상을 석권했던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그 때문에 상반기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김수지는 “상반기 목표가 1승을 거두는 것이었다.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이 반대로 상반기에는 약하다는 말이 될 수도 있어서 오히려 우승에 대한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그렇지만 저는 아무래도 처서가 지나야 몸이 풀리는 것 같다”며 빙긋 웃었다.
김수지는 지난해에도 초가을이 다가오는 8월 28일 끝난 이 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9월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할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도 같았다. 경기 중반까지 4명이 공동 선두를 달릴 정도로 접전이 펼쳐졌지만, 김수지는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혼전을 잠재웠다.
김수지는 273m의 10번홀(파4) 드라이버 티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려 두 번의 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11번홀(파4)에서 2.2m 버디를 더한 뒤 12번홀(파5)에서 7m의 먼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13번홀(파3)에서 아이언 티샷을 핀 2m 거리에 떨군 뒤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김수지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6m의 긴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김수지는 10번홀을 승부처로 꼽았다. 앞선 1~3라운드에서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탓에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지만, 이날은 드라이버 티샷으로 승부를 걸었다. 김수지는 “9번홀에서 버디를 놓친 뒤 답답한 마음에 10번홀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 이 버디를 잡은 뒤 좋은 흐름을 탔다”고 설명했다.
김수지는 오는 9월 1일 열리는 KG 레이디스 오픈 우승을 벼르고 있다.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의미 깊은 대회인 데다가 이번주 우승으로 자신감도 커졌다. 김수지는 “대회가 열리는 써닝포인트에서 연습 라운드도 많이 했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아쉽게 놓친 우승 트로피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 KG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9월부터는 김수지가 우승했던 대회들이 줄줄이 열린다. KG 레이디스 오픈을 비롯해 메이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OK금융그룹 대회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펼쳐진다. 10월에는 김수지의 메인 스폰서 대회인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도 개최된다.
가을에 강한 만큼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치고 올라갈 여지도 충분하다. 김수지는 “상반기에는 뒤처져 있었기 때문에 개인 타이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지만, 경쟁을 펼칠 위치가 된다면 타이틀을 노릴 것”이라며 “한 번도 하지 못한 상금왕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초청 선수로 이번 대회에 나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급 선수인 아타야 티띠꾼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고, 코스레코드를 적어내며 공동 2위(10언더파 278타)에 올랐다. 상금 랭킹 1위 이예원은 5타를 줄이고 공동 2위를 기록해 상금 1위를 지켰고, 대상 포인트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