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억원 상금 전쟁 시작…박민지, 세 가지 대기록 잡는다

by주미희 기자
2023.04.04 00:00:00

6일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으로 8개월 대장정 시작
KLPGA 투어 잔류하는 박민지, 각종 기록 경신 도전
김수지·임희정은 생애 첫 상금왕 노려
황유민·김민별·김서윤 등 신인상 경쟁도 치열할 전망

박민지의 드라이버 티 샷(사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총상금 311억원의 역대 최대 상금 규모로 진행되는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4개월 만에 돌아온다.

6일 제주 서귀포시의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23시즌 KLPGA 투어가 8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국내 최고를 향한 여자 골프 별들의 치열한 샷 대결이 예고됐다.

2년 동안 일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킨 박민지(25)가 건재할지, 박민지의 아성에 대적하는 도전자들은 누가 될지가 올해 KLPGA 투어의 관전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황유민(20), 김민별(19) 등 올해 데뷔하는 신예들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지도 관심사다.

KLPGA 투어 통산 16승(메이저 3승)을 거둔 박민지는 2021~22년에만 12승을 쓸어 담았다. 각각 6승씩을 기록해 상금왕 2연패도 달성했다. 올해 박민지는 KLPGA 투어의 새로운 기록을 겨냥한다. 2006년부터 3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신지애 이후 15년 만에 상금왕 3연패에 도전한다.

신지애가 3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2008년 이후 2011·2012년 김하늘, 2017·2018년 이정은, 지난해 박민지까지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선수들이 탄생했다. 그렇지만 3년 연속 상금왕 패권을 쥔 선수는 없었다. 최근 10년 사이에 상금왕에 오른 최혜진(2019년), 이정은, 박성현(2016년), 전인지(2015년), 김효주(2014·2020년), 장하나(2013년) 등이 모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박민지는 올해도 국내 투어에 잔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상금왕 3연패 도전 이외에 KLPGA 투어 각종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현재 역대 네 번째 최다승 기록자인 박민지는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신지애가 가진 KLPGA 투어 최다승 20승에 4승을 남겨놨다. 최근 2년간의 우승 속도로 본다면 올해 최다승 기록을 깨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는 통산 상금 1위 등극도 가시권에 뒀다. 지난해까지 약 50억5311만원을 벌어, 이 부문 1위인 장하나(57억6184만원)를 약 7억800만원 차이로 쫓고 있다. 참고로 박민지는 한 시즌 최다 상금 1·2위 기록도 보유했다. 2021년 약 15억2137만원을, 2022년 14억7792만원을 벌었다. 올해 이 기록을 넘길지도 관심을 끈다.



왼쪽부터 김수지, 임희정, 박현경, 이예원(사진=KLPGA 제공, 이데일리DB)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대상을 받고 박민지에 이어 상금 랭킹 2위에 오른 김수지(27)는 박민지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3년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으나 2021년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따낸 그는 통산 4승을 기록하며 KLPGA 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놓친 상금왕에 오르는 것이다. 김수지는 “상금 랭킹 2위까지 해봤으니 남은 것은 1위 뿐”이라며 “작년에는 시즌 초반에 주춤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빨리 시동이 걸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 임희정(23)도 올 시즌을 벼른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하기는 했지만, 임희정의 이름값에 비하면 시즌 1승은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다. 임희정은 “최대한 많이 우승해 상금왕을 차지하고 싶다. 주변에서 ‘5승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응원해주시는데, 신인 시절 3승을 했으니 올해 그 분위기를 되살리고 싶다”고 바랐다.

간판 박현경(23)과 이예원(20)도 올해 꼭 우승하기를 꿈꾼다. 통산 3승의 박현경은 지난해 27개 대회에 출전해 100% 컷 통과를 했지만 우승은 없었다. 이에 캐디를 도맡았던 프로 골퍼 출신의 아버지 박세수 씨로부터 홀로서기를 감행하는 등 큰 변화를 시도한다. 지난해 우승 없이 상금 랭킹 3위에 오른 신인왕 이예원도 올해 가장 큰 목표로 우승을 내걸었다.

왼쪽부터 황유민, 김민별(사진=KLPGA 제공)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 얼굴’들을 볼 수 있어서다. 올해 가장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히는 선수는 황유민과 김민별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시절 국내 1위를 놓고 다퉜던 국가대표 에이스들이다. 황유민은 지난해 5월 KLPGA 정규투어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민별은 지난해 11월 열린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을 수석으로 통과해 ‘슈퍼 루키’의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해 드림투어(2부)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왕을 차지한 김서윤(21)도 주목해야 한다.

김민별은 “언제나 마음속의 목표는 우승”이라며 “매 대회 톱 10에 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황유민은 “드라이버 비거리, 쇼트게임, 멘탈 등 많은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느꼈다. 올해 꼭 우승까지 노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서윤 역시 “루키 시즌 목표는 우승과 신인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