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룡팔부’ 견자단 “김용 소설의 영화화… 어려웠지만 도전했다” [인터뷰]

by유준하 기자
2023.01.21 06:00:00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컷에서의 견자단.(사진=콘텐츠리)
[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김용 선생님의 소설을 영화하하기란 힘든 작업입니다.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그들이 얽힌 관계도 복잡하기 때문이지요. 다만 전 원작을 그대로 하고 싶진 않았어요.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도전해봤습니다.”

칼바람이 불던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20일 액션 배우이자 감독 견자단과 인터뷰를 가졌다. 상당히 추운 날씨였지만 평소 즐겨입는 듯한 후드티를 입은 채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어딘가 소탈하면서도 예의를 갖춘 성실한 모습으로 국내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새해 첫 내한스타이기도 하다. 무려 13년 만의 내한으로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을 들고 국내 영화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천룡팔부는 인기 무협소설 작가인 고(故) 김용 작가의 베스트셀러로 송나라와 요나라가 분쟁을 벌이던 중국 11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견자단은 극 중 무협 강호 세계에서 의리와 명예를 중요시 여기는 ‘교봉’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국 나이로 환갑이 넘은 그는 여전히 영화 내에서 고난도 액션과 활극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기했던 교봉에 대한 질문에 “김용 소설의 영웅 중에서도 교봉이 가장 멋지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교봉은 다른 캐릭터와 다르다. 정을 중요시하고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면서 “교봉은 현대인들에게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인물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만드는 캐릭터다. 말하고자 한 것은 지키고 하늘에 떳떳하게 사는 교봉이란 인물은 무협이지만 현대인들에게도 공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컷에서의 견자단.(사진=콘텐츠리)
캐릭터나 작품을 선택할 땐 ‘정의로운 캐릭터’에 끌린다고 했다. 그는 “극 중 인물의 정의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의롭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며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모습 이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언제나 영웅만을 연기한다는 불만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견자단은 “많은 팬들이 저에게 견자단은 영웅만 한다는 불평을 본 적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선택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전 제 영화를 통해 늘 사회나 관객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4월 국내 개봉 예정인 ‘존윅4’에서는 키아누리브스와 액션 합을 맞춘다. 견자단은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 키아누리브스보다 한 살 형이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액션 연기를 이어나가는 비결에 대해 “몸만 관리를 잘하면 배우로서 생명은 긴 것 같다”면서 “연기는 스포츠처럼 몇 분 안에 결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인데 연기에서 신체는 일부일 뿐, 연기 스킬과 경험이 없으면 힘들다”고 짚었다.

이번 내한 일정은 흔히 말하는 ‘살인 스케줄’이었다고. 견자단은 KBS ‘아침마당’과 SBS ‘런닝맨’ 등 국내 시사교양,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마친 채였다. 그는 “사실 공항에서 내리자 마자 스케줄을 소화했고 호텔에서도 일어나면 스케줄을 하러 갔다가 다시 돌아와 잠을 자는 일정이었다”면서 “다음에는 좀 더 여유있게 내한해 한국 문화를 느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기자들 질문을 경청하고 정성껏 대답하던 그는 평소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고 전했다. 견자단은 “작품이 없으면 가족들이나 주변 가까운 친구 소수들만 만난다”면서 “촬영이 끝나도 곧장 집에 가는 편이고 영화계 인사들과 화려하게 논다던가, 유흥, 술을 즐기지 않는다”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톰 크루즈가 61세에도 비행기를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면 사뭇 존경스럽다. 하지만 사실 몸은 톰크루즈보다 제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웃음)”

한편 견자단이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컷에서의 견자단.(사진=콘텐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