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11 우승' 이영지 "힙합계 애증의 존재 될래요"[인터뷰]
by김현식 기자
2023.01.12 06:10:14
3만여 경쟁자 제치고 정상
시리즈 최초 여성 우승자 등극
올해 첫 앨범 발매 예고
"스스로 떳떳해지도록 더 노력"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과분한 왕관을 받았네요.”
래퍼 이영지는 최근 종영한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11’에서 3만여명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 타이틀을 따낸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이영지는 11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승 타이틀을 따냈다는 것보다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 “이 왕관이 스스로 떳떳하게 여겨지는 순간까지 더 열심히 박차를 가해보려 한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영지는 2019년 방송한 Mnet 고교 랩 서바이벌 ‘고등래퍼3’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랩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고등래퍼3’ 우승 이후에는 예능계에서 맹활약하며 MZ세대를 대표하는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그런 만큼 이영지의 ‘쇼미더머니11’ 지원 소식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자칫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며 조기 탈락할 경우 상승세가 한 풀 꺾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영지는 “저는 항상 ‘내가 누구일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그 연장선에서 ‘내가 불같이 타오르는 것이 어떤 것일까’에 대해 고민하던 와중에 때마침 저를 힙합에 입문하게 해준 ‘쇼미더머니’ 새 시즌 시작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랩을 정말 잘하는 사람들과 있는 힘껏 한바탕 붙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 끝에 지원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우승은 이영지’. 실력과 화제성을 모두 갖춘 이영지의 참가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쇼미더머니11’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이랬다. 높은 기대치로 인한 부담감을 안고 경연에 임한 이영지는 타고난 성량을 바탕으로 한 우렁찬 랩과 스타성을 자랑하며 거침없는 행보 끝 우승자로 등극했다. 경연 음원 ‘낫 쏘리’(NOT SORRY)는 국내 최대 음악플랫폼 멜론 톱5에 머물며 롱런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어떻게 하면 저를 더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진실 되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고민하면서 고군분투했어요. 100%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쇼미더머니11’에서 보여 드리지 못한 모습은 앞으로 차분히 보여 드리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꽤 만족스럽습니다.”
이영지는 ‘고등래퍼3’ 우승 이후 음악 활동보다는 예능 활동에 주력하는 행보를 걸었다. 정식 데뷔 이후 1년에 1~2번씩 신곡을 내는 정도로만 음악 활동을 이어왔고 앨범 단위 결과물은 한 번도 내지 않았다. 힙합계 일각에서 이영지를 향한 비판적 시선이 뒤따랐던 이유다. 이 가운데 따낸 ‘쇼미더머니11’ 우승 타이틀은 예능인 이미지 탈피와 뮤지션 커리어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쇼미더머니 시리즈 역사상 첫 여성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지닌 상징성도 크다.
이영지는 새로운 자극제를 얻었다는 듯 향후 펼칠 활동에 대한 굳은 다짐을 전했다. “음악과 삶 모두 아직 넘어야 할 벽들이 한참 많이 남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전보다 조금 더 악에 받친 상태가 되었달까. 새로운 숙제가 시작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복잡하기도 한데, 지금부터 잘 이겨내 보려고 합니다.”
이영지는 올해 자신을 이름을 내건 첫 앨범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도 했다. 앨범은 “삶을 대하는 전반적인 태도를 담은 음악”들로 채울 예정이란다. 우승 상금 1억원은 프로듀서 박재범, 슬롬 등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을 위한 선물을 구입하고 난 이후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힙합계에서 애증의 존재가 되는 게 장기적인 저의 목표예요. 잔뜩 미워하다가도 결국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존재요. 물론 그렇게 되려면 죽어라고 열심히 해야겠지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