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부터 '인간수업'·'글리치'…윤신애 대표의 제작 외길 [인터뷰]
by김가영 기자
2022.10.19 05:30:11
'인간수업'·'글리치' 등 '기록' 만든 '도전'
"한류→K콘텐츠 열풍, 속도와 파급력 달라져"
"새로운 플랫폼 생기며 한계 사라져…제작자 책임도↑"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잠도 못자가면서 쌓아온 우리의 저력이 좋은 플랫폼을 만나 이제야 빛을 발하는 거죠.”
1990년대 한류부터 ‘인간수업’·‘글리치’에 이르는 K콘텐츠 열풍까지, 콘텐츠 제작의 중심에서 업계의 성장을 지켜보고 또 함께 이끌어온 윤신애 스튜디오329 대표는 한국 콘텐츠의 힘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윤신애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1995년 처음 콘텐츠 제작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27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너무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한류 때는 드라마가 한번 터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이젠 론칭하고 2주면 된다. 파급력도 대단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신애 대표는 한국 드라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류 제작사’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처음 드라마 제작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표가 처음 한 작품은 이병헌, 최지우, 류시원 등 한류 스타가 총출동한 SBS ‘아름다운 날들’. 첫 작품부터 ‘한류’의 힘을 체감한 윤 대표는 지난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인간수업’으로 글로벌 1위(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까지 오르며 K콘텐츠의 힘을 보여줬고 최근 공개된 ‘글리치’로 그 기세를 다시 느끼고 있다.
로맨스 코미디, 법정 드라마 등 흥행이 보장된 안전한 장르보다 독창적이고 유니크한 장르에 도전, 그 결과물로 합격점을 받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윤신애 대표는 최근 공개된 ‘글리치’로도 그 행보를 증명했다.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 분)의 이야기를 담은 ‘글리치’로 새로운 스토리와 구성을 보여주며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 것이다.
윤 대표는 “진한새 작가와 ‘인간수업’ 작업을 마무리하고 바로 구상을 했다”며 “진한새 작가가 UFO, 두 여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을 때 ‘재미있겠다’,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넷플릭스와 해보시죠’라고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하이틴과 범죄 스릴러를 섞은 새로운 도전인 ‘인간수업’부터 UFO, 외계인의 이야기를 담은 ‘글리치’까지 윤 대표가 제작하는 드라마의 장르도 다양하다. 윤 대표는 “다들 저한테 작품을 제작하는 기준이 뭐냐고 물어보더라”며 “기준은 내가 꽂히는 것”이라고 시원한 대답을 내놨다. 또한 윤 대표는 캐릭터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어떤 장르든, 이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주인공을 첫번째로 보는데, ‘얘 어떡하지?’ 이런 느낌이 들어야 제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도전 정신’은 OTT 등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윤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들이 생기면서 한계가 없어진 느낌이라 정말 좋다. 더 즐겁게 제작을 하고 있다”며 “K콘텐츠가 세계에서 주목 받으면서 다양한 제안과 협업의 기회가 늘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 만큼 윤 대표가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늘어났다. 이요섭 감독이 연출하는 시리즈물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스마일게이트와 협업을 하며 다방면으로 확장을 논의 중에 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노점묵시록’은 상품화도 고려 중이다. 이외에 ‘빌린 몸’은 카카오TV와, ‘크라임퍼즐’은 KT스튜디오지니와 각각 작업한다. 일본 측과 새로운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
윤 대표는 플랫폼이 많아지며 제작사의 책임이 무거워졌다며 “작품에 따라서 OTT, 방송사 등 맞는 플랫폼을 찾아야 한다. IP에 대한 부분도 제작사가 갖는 것이 중요할지, 아니면 IP를 넘겨주더라도 성공적으로 작업을 마치는 게 중요할지 프로젝트마다 따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OTT와 한국 제작사는 위기에 만나 서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풀리고 모두가 좋은 환경에서 제작을 할 수 있게 돼도 이 같은 평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어 “이미 K콘텐츠에 대한 퀄리티가 증명이 됐고, 제작사들도 신뢰를 얻고 있다”며 “우리 제작자들이 정말 열심히 작품을 만드는 만큼 (K콘텐츠 열풍에는)한계가 없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