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전 65기’ 황정미의 우승 비결…“다운 스윙 때 한 템포 쉬면 정확도 ↑”

by주미희 기자
2022.09.06 00:01:00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왼발을 지면에 먼저 디디며 체중을 이동하는 기본을 다시 다졌어요.”

황정미가 3일 경기도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1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1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64전 65기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한 황정미(23)는 우승 비결 중 하나로 한층 매서워진 샷을 꼽았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이 열린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은 아이언 샷 정확도가 요구되는 골프장이다. 그린이 까다로운 편이어서 그린 적중 시 짧은 거리의 퍼트를 남길 수 있는 아이언 샷 정확도가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황정미는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52위(243.07야드)에 불과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85.71%(공동 5위), 그린 적중률 81.48%(공동 25위)로 대부분의 샷을 페어웨이와 그린에 올리며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평균 퍼팅 수 27개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짠물 퍼트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 KLPGA 투어 3년 차를 맞은 황정미는 지난해만 해도 장기이던 샷이 크게 흔들려 시드를 지키지 못하고 시드 순위전으로 향해야 했다. 드라이브 샷 정확도는 98위(66.30%)로 떨어졌고 아이언 샷 정확도도 73위(69.03%)로 무뎌졌다.

스윙 리듬이 깨진 것이 원인이었다. 황정미는 “다운스윙을 할 때 하체가 먼저 리드한 뒤 팔이 따라와야 하는데, 지난해는 하체 위주의 스윙이 되지 않아 팔로만 샷을 하는 잔동작이 많아졌다”고 되짚었다.



백스윙 시 오른쪽으로 간 체중이 왼쪽으로 먼저 이동한 뒤 팔이 따라 내려와야 임팩트가 이뤄지는데, 황정미는 체중이 왼쪽으로 완벽하게 이동하기 전에 팔부터 내려와 정확한 샷을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황정미는 다시 샷의 날카로움을 찾는 데 주목했다. 왼쪽으로 체중 이동을 정확하게 시키기 위한 다운스윙 전환 동작의 첫 번째는 왼발로 지면을 먼저 내딛는 것이다. 황정미는 “왼발바닥으로 지면을 눌러주는 무게를 느끼면서 체중 이동 순서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팔이 몸의 회전보다 빠르지 않기 위해서는 한 박자 쉬는 여유가 필요하다. 황정미는 “백스윙을 한 뒤 한 템포 쉬고 왼발을 밟아주면 몸이 먼저 돌아간 뒤 팔이 따라 내려온다. 이렇게 리듬감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아마추어 골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스윙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황정미가 ‘제11회 KG ·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황정미의 날카로운 샷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몰아치며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웠다. 보기를 할 만한 위기 상황조차 만들지 않았고 대부분의 샷을 핀 5m 이내에 떨궜다.

최종 3라운드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해 처음 챔피언 조에 오른 그는 초반에는 샷이 흔들려 7번홀까지 2타를 잃었는데 이게 오히려 약이 됐다. 이후 안정을 찾은 황정미는 후반부에 아이언 샷을 3m 내외로 붙여 버디 사냥에 나섰다. 9번홀(파5)과 10번홀(파4)에서 웨지와 아이언으로 연달아 핀 3m 거리에 붙였고 12번홀(파3) 역시 티 샷을 핀 3.2m 거리에 보내 버디를 추가했다. 16번홀(파3)에서는 150m에서 7번 아이언으로 정확하게 거리를 계산해 핀 오른쪽에 볼을 떨어뜨렸고, 5m 버디를 잡아 선두 김수지(26)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여기가 황정미가 꼽은 승부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황정미가 웨지로 보낸 볼이 핀 2.5m 거리에 붙어 연장전에 갈 수 있는 버디가 완성됐다.

황정미는 “정확한 스윙을 위해서는 코어 힘이 가장 중요하다. 어드레스를 설 때부터 코어에 힘을 주고 이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평소에 플랭크 등의 운동을 통해 코어의 힘을 기르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