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한국 쇼트트랙, 혼성계주 아쉬움 털고 다시 달린다
by이석무 기자
2022.02.07 00:05:00
| 한국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에이스 황대헌(왼쪽 사진)과 최민정(오른쪽 사진).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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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메달을 기대했던 혼성계주에서 충격의 예선탈락을 경험한 한국 쇼트트랙이 개인전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부터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500m와 남자 1000m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지난 5일 열린 여자 500m 예선에 최민정(성남시청)이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남자 1000m는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박장혁(스포츠토토)이 같은 날 예선에서 모두 조 1위로 통과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첫 메달을 기대했던 5일 혼성 계주 준준결승 1조에서 박장혁이 3바퀴를 남기고 넘어지는 바람에 3위에 그쳐 탈락했다.
경기 후 대표팀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허무한 결말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선수들은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올림픽은 이제 시작했고 경기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다.
한국 쇼트트랙은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많은 24개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여자 500m에선 한 번도 금메달을 목에 건 적이 없다. 1998년 나가노 대회 전이경과 2014년 소치 대회 박승희가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세계 최고 선수로 인정받는 최민정도 여자 500m에 아픈 기억이 있다. 4년 전 평창 대회 결승에서 2위로 들어왔지만 상대 선수를 밀었다는 이유로 실격 당해 은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최민정은 당시의 아쉬움을 베이징에서 씻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여자 500m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는 세계 랭킹 1위 수잔 슐팅(네덜란드)이다. 슐팅은 예선에서 42초379를 기록, 평창 대회에서 최민정이 세웠던 종전 올림픽 기록(42초422)을 갈아치웠다. 슐팅과 승부가 메달 색깔을 좌우할 전망이다.
남자 1000m는 대표팀 에이스 황대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황대헌은 남자 1000m 예선 5조에서 올림픽 신기록(1분23초042)을 갈아치우며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이 종목 세계신기록(1분20초875)도 황대헌이 보유하고 있다.
남자 1000m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종목이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2018년 평창 대회까지 8번의 올림픽에서 4번이나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황대헌의 주종목도 1000m다. 황대헌은 이번 시즌 월드컵 1차와 3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1차 대회 우승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거둔 성과였다.
다만 개최국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우다징, 런쯔웨이가 예선 1위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상대 선수는 물론 혼성계주에서 드러난 중국의 홈 텃세와도 싸워야 한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극복해야만 한다.
남녀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과 황대헌은 이번 대회에서 ‘다관왕’도 노리고 있다. 첫 도전이었던 혼성계주는 불운을 겪었지만 개인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 선수단 전체 사기도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2014 소치 대회에서 여자 500m 동메달을 차지했던 박승희 SBS 해설위원은 “2018년 이후 조금 달라진 페널티 부분이 우리 선수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며 “상향 평준화된 유럽 선수들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쇼트트랙 관련 일련의 사건으로 어수선했음에도 선수들은 똘똘 뭉쳐서 열심히 준비해왔다”면서 “컨디션이 좋은 만큼 후회 없이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