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샷' 고진영, 라이각 3도 플랫하게 세팅..'연습벌레' 임희정 두달마다 웨지 교체
by주영로 기자
2020.12.31 00:01:00
고진영, 4도 간격 로프트가 '송곳 아이언샷' 비결
'연습벌레' 임희정은 웨지 두 달도 못 쓰고 바꿔
박현경은 하이브리드클럽만 3개..롱 아이언 대신
| 고진영이 샷을 하기 전 장갑을 끼며 코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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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4개 클럽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프로골퍼에게도 손에 딱 맞는 클럽은 따로 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6년째 브리지스톤골프 ‘TOUR B X-CB’ 아이언을 쓴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주기적으로 새 아이언으로 교체했지만, 로프트와 라이각만큼은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한다.
고진영의 아이언샷은 ‘송곳’이라고 불릴 만큼 정교하다. 201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이후 그린적중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 비결은 정확하게 세팅된 로프트와 라이각에 있다. 로프트는 7번 아이언을 기준으로 33도로 세팅하고 번호별로 4도씩 간격을 유지한다. 6번 아이언은 29도, 8번 아이언은 37도다. 로프트는 거리에 영향을 주는 만큼 번호별 정확한 거리 편차를 위한 조합이다.
타구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 라이각은 3도 플랫하게 세팅한다. 고진영의 오랜 습관 중 하나는 이따금 왼쪽으로 휘어지는 샷이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헤드 앞쪽인 토(Toe)를 낮게 한다. 토가 들려 있으면 마치 오르막 경사에서 샷을 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와 왼쪽으로 당겨치는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새로운 아이언으로 교체하더라도 절대 바뀌지 않는 고진영만의 원칙이다.
‘연습벌레’ 임희정(20)은 웨지를 자주 바꾼다. 골프백에는 4개의 웨지를 들고 다니는데 길어봐야 두 달을 쓰지 못한다.
임희정은 44도 피칭웨지와 48도와 52도 갭웨지 그리고 58도 로브웨지를 쓴다. 보통의 선수는 웨지를 3~4개월씩 쓰지만, 임희정은 빠를 땐 한 달 만에 교체하기도 하고 오래 써봐야 두 달을 넘기지 않는다.
장타자가 아닌 임희정은 거리에 영향을 주는 신제품이 나오면 빨리 시타를 해보고 잘 맞으면 고민하지 않고 바꾸는 편이다.
올해도 드라이버에 새로 나온 샤프트를 끼워 사용했다. 그래파이트디자인(GD)에서 나온 AG 샤프트는 여자 선수들의 스윙에 맞춰 나온 비거리 전용 샤프트다. 임희정은 이 샤프트가 나오자마자 시타를 해본 후 곧바로 실전에서 사용했다. 무게는 53g, 강도는 S로 이전에 사용한 샤프트와 같은 스펙이지만, 탄성이 더 좋아져 거리 증가에 도움이 됐다.
임희정의 클럽을 담당하고 있는 김경현 테일러메이드코리아 차장은 “국내 여자선수 중 임희정보다 웨지를 자주 바꾸는 선수는 없다”며 “4~5개 대회가 끝나면 새 클럽으로 바꿀 정도라는 건 그만큼 연습량이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KLPGA 투어 통산 5승을 올린 이소영(22)도 웨지 구성에 많은 신경을 쓴다. 50도와 54도, 58도 웨지를 사용하는 이소영은 “100m 이내와 그린 주변에서 타수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3개의 웨지는 타수를 지킬 때 지키고 줄일 때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웨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린 박현경(20)의 비밀병기는 3개의 하이브리드 클럽이다. 18도와 21도, 24도의 하이브리드 클럽은 롱아이언을 대신한다. 하이브리드 클럽은 아이언과 비교해 높은 탄도의 샷을 가능하게 해 더 편하게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박현경은 “롱 아이언은 공을 띄우고 세우기 어려운 만큼 하이브리드를 3개 사용한다”며 “롱 아이언보다 쉽게 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럽은 매 대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현경은 14개의 클럽 중 3개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골프백에 넣고 다닌다.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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