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일상이라 속였다”…퇴색한 강민경 브이로그

by김소정 기자
2020.07.18 00:00:0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그것도 광고라고? 배신감이 몰려온다.

4월 30일 그룹 ‘다비치’ 강민경은 자신의 유튜브에 14분 26초 분량의 브이로그 영상을 올렸다. 제목은 ‘VLOG 많이도 먹고 많이도 입은 #OOTD 일상’이다.

강민경 4월 30일 브이로그 영상.
영상은 강민경이 정원에서 식물에 물을 주는 걸로 시작한다. 이어 집에서 만두를 구워 먹는다. 여기까지 자연스럽다. 그러다 갑자기 ‘드레스 퍼퓸’이 등장한다. 강민경은 “빈티지템 소개 영상에서 뿌리는 거 보시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길래 자세히 보여드리려고요”라며 해당 제품을 소개한다.

그는 “전문 세탁업체에서 6개월에 한 번씩 관리받으려고 노력하지만 자주 못하니까. 이걸로 뿌려준다. 탈취, 향균 효과도 있고 좋은 것 같다”라고 부연하다. 자신의 반려견도 이용한다. 그는 “이 스프레이를 뿌린 날에는 휴지(강민경 반려견)가 자기 몸에 이 냄새를 마구 묻힌다”라고 했다.

(위에부터) 4월 30일 강민경 브이로그에 올라온 드레스 퍼퓸, 5월 1일 드레스 퍼퓸 브랜드 공식 SNS에 올라온 게시물
다음날 해당 드레스 퍼퓸 공식 SNS에는 강민경 브이로그 영상이 편집돼 올라왔다. 브랜드 측은 ‘강민경이 뿌린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다음 영상에서 강민경은 “약속했던 OOTD(‘오늘의 패션’ Outfit Of The Day) 많이 보여드리려고요!”라며 자신이 며칠간 입었던 옷과 가방 등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옷방에서 에코백을 들고 “가방은 린넨이라 여름에 시원하고 근처 나갈 때 좋은 가방”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에코백 브랜드는 SNS를 통해 해당 가방을 ‘강민경님 픽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위에부터) 4월 30일 강민경 브이로그에 올라온 에코백, 4월 25일 에코백 공식 SNS에 올라온 게시물
또 강민경은 곡 녹음을 위해 외출한다며 자신이 입은 옷과 가방을 보여줬다. 특히 브라운 컬러의 가죽가방은 자세히 소개했다. 내부까지 꼼꼼하게. 이 가방은 협찬 제품이다.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가방의 PPL 가격은 1500만원이다.



강민경 브이로그 영상
드레스 퍼퓸, 가방과 관련해 유튜브 영상 어디에도 ‘광고’라는 문구는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 브이로그 영상에서 강민경이 ‘광고’라고 말한 제품도 있다. 바로 향수. 향수는 영상에 여러 번 나온다. 외출할 때마다 뿌리는 모습이 나온다. 강민경은 유튜브 ‘더보기’에 향수 브랜드를 적고 광고라고 밝혔다.

구독자들은 그동안 향수만 PPL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PPL 관련 보도가 나온 후 강민경이 사용한 제품 일부가 광고라는 걸 알게 된 누리꾼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강민경은 2018년 11월 브이로그를 처음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순수하게 일상만 공유했다. 여행 가고, 요리 하고, 카페 가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제품 소개가 늘어났다. 눈치챈 구독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몰랐던 구독자들도 많다.

구독자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올린 일상 브이로그가 결국은 꾸며진 일상이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제품을 홍보하는데 ‘일상’이라고 표현했다. 그건 강민경이 보수를 받고 작업한 일이다. 한 누리꾼은 “이럴 거면 유튜브 제목을 #OOTD 일상이라고 하지 말고 #OOTD 광고라고 하는 게 맞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디스패치 보도 당일 강민경은 댓글로 누리꾼들에게 해명한 바 있다. 한 누리꾼이 ‘협찬 받고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 그렇게 사람 속이는 거 아니다’라고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기자 강민경은 “오해 없길 바란다. 유튜브 협찬을 받은 부분은 협찬을 받았다고, 광고가 진행된 부분은 광고를 진행했다고 영상 속이나 영상의 ‘더보기’에 모두 표기해 진행했다”라고 받아쳤다. 속인 적 없다는 뜻이다.

강민경 인스타그램
구독자 수가 감소하며 논란이 커지자 강민경은 17일 인스타그램에 애매모호한 해명문을 올렸다. 그는 “여러 브랜드 측으로부터 협찬과 광고 제안이 많아졌고 그 설렘만 앞서 저의 채널을 아껴주셨던 구독자분들의 입장을 더 헤아리지 못했다.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의 글을 읽으며 제가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사과했다. 알맹이가 빠진 해명문이다. 15일에는 광고가 진행된 부분에 ‘광고’라고 표기했다며 당당했는데 17일 해명문은 한발 물러섰다.

강민경에게 묻고 싶다. 4월 30일 브이로그에 등장한 ‘향수’를 제외하고 드레스퍼퓸, 에코백, 가죽가방은 협찬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