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예능' 삼국지 시대…복제·변형 구태 되풀이

by김은구 기자
2013.11.05 07:00:00

MBC ‘아빠! 어디가’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위부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아이들 예능 삼국지’ 시대가 됐다.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로 ‘아이들 예능’의 인기가 시작된 이후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난 9월 추석 연휴 특집으로 선보인 데 이어 11월3일부터 ‘해피선데이’ 코너로 정규 편성됐다. 이어 SBS에서 지난달 31일 ‘가족 리얼 성장 예능’을 표방한 ‘오! 마이 베이비’를 선보였다. ‘오! 마이 베이비’는 파일럿으로 첫 방송이 됐다.

세 프로그램은 성인인 연예인과 가족인 아이들이 스토리를 엮어간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본격적인 삼파전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은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과 연예인 가족들의 관계가 그만큼 매력적인 방송 콘텐츠 소재라는 방증이다. 이와 함께 인기 콘텐츠의 복제, 변형이라는 방송계의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세 프로그램은 외형적으로는 각기 차별점을 갖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 아버지들과 자녀들의 여행을 다룬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유아기 자녀를 둔 연예인 아버지들의 육아, ‘오! 마이 베이비’는 연예인 조부와 손주, 연예인 손자와 조모 등 조손(祖孫) 관계를 구도로 정했다.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재미는 엇비슷하다. 카메라 앞에서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순수성, 아이들을 상대로 어쩔 줄 몰라 하는 성인 연예인들의 색다른 모습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반복적인 패턴에 지루함을 느끼고 관심이 멀어지는 게 시청자들의 습성이다.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등장하면 그 기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케이블과 지상파를 합쳐 10여 개가 등장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는 Mnet ‘슈퍼스타K’와 SBS ‘K팝 스타’ 등 몇 개 남지 않았고 그마저도 시청률이 떨어진 게 그 증거다.

‘아이들 예능’도 복제와 변형이 봇물 터지듯 시작한 만큼 인기 하락은 불을 보는 것처럼 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경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동시대 인기 콘텐츠의 복제와 변형, 제살깎아먹기 식의 경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