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서동요' 껍질을 깨다(인터뷰)
by양승준 기자
2012.10.12 07:21:15
KBS2 '내 딸 서영이' 주인공 이서영 役
냉소적이며 강단 있는 '억척녀' 변신
"힘들지만 즐겁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내 딸 서영이’에 대한 주위 걱정이 컸잖아요. 전 대본 보고 잘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방송 전 우려가 끊이지 않아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란 생각도 했죠. ‘넝쿨째 굴러 온 당신’ 보다 호응이 많이 없으면 어쩌나 부담도 됐고요. 그런데 반응이 좋아 ‘이제 좀 됐다’ 싶어요. 불안감 없이 연기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보영(33)이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로 웃었다. ‘내 딸 서영이’가 인기다. 방송 8회 만에 시청률 30%를 넘어섰다.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다. 아버지와 딸의 갈등이란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현실적이면서도 힘 있게 그린 게 주요했다는 평이다.
“고생하는 서영이를 본 부모님 세대들이 가슴 아프면서도 공감이 된다는 말들을 하세요. 그때는 어렵게들 살았잖아요. 드라마가 다소 옛 느낌이 나는 부분이 있어요. 추억을 자극하죠. 대사도 현실에서 쓰는 말과 달리 문어체에 가까워요. 그런데 촌스럽지 않아요. 곱씹어 생각하게 하고 품위가 있죠.”
이보영은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의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단아하고 따뜻한 이보영은 ‘내 딸 서영이’에 없었다. 이보영이 드라마에서 맡은 역은 법대생 이서영. 이보영은 노름과 헛된 꿈에 빠져 사는 아버지를 부정하고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억척녀’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이보영의 강단 있는 모습이 드라마의 극적 재미를 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서동요’ ‘적도의 남자’ 등과는 180도 다른 이미지 변신이 신선하다.
“이서영은 워낙 어렵게 자라 주변에 무심해요.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여력이 없으니까요. 현실적인 캐릭터죠. 그런데 자존심은 꼿꼿하게 지키려 해요. 언뜻 보면 화가 난 것 같지만, 이서영이 상처받기 싫어 꽁꽁 감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이려 노력했어요.”
캐릭터가 날 서 있다 보면 감정 소비도 크기 마련. 이보영은 “감정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라고 했다. 실생활에서도 신경이 많이 곤두서고 예민해져 있단다.
하지만 이보영은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웃었다. 이서영이 낯설지만 공감돼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며 연기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보영은 ‘적도의 남자’ 종영 후 “꾸준히 다작하며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내 딸 서영이’에서 그 길을 찾은 셈이다. “‘내 딸 서영이’는 제가 했던 드라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거든요.” 이보영이 농담하며 드라마의 또 다른 의미를 들려줬다.
| ‘내 딸 서영이’ 속 커플로 출연하는 이상윤과 이보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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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은 추후 이서영의 변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서영은 강우재(이상윤 분)를 만나 밝아지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마음이 녹고 사랑이 싹텄다. 게다가 강우재 아버지인 강기범(최정우 분)이 이서영의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 두 사람의 교제를 허락해 결혼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서영은 예비 시댁 식구 앞에서 “아버지가 없다”고 숨겼다. 결혼해도 ‘폭탄’을 안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곧 이전과는 다른 서영이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욕하는 분도 있을 테고요. 그렇게 시청자분들이 서영이에 대해 얘기하며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