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천금 결승골' 맨유, 첼시 꺾고 챔스 4강행

by이석무 기자
2011.04.13 05:34:03

▲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박지성.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박지성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맨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에서 후반 32분에 터진 박지성의 그림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라이벌 첼시를 2-1로 제압했다.

지난 주 1차전 원정에서 1-0으로 이겼던 맨유는 이로써 1, 2차전 통산전적 2승을 기록, 첼시를 제치고 4강에 오르게 됐다. 맨유는 4강에서 인테르 밀란 대 샬케04의 승자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된다. 지금으로선 1차전에서 인테르에 5-2 대승을 거둔 샬케04와 맞붙을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

왜 박지성이 '큰 경기의 사나이'인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1차전에 이어 이 날도 선발출전한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박지성의 역할은 수비쪽에 무게감이 실렸다. 첼시의 거센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의도가 눈에 띄었다.

맨유가 공격적으로 나설 때는 2선으로 살짝 물러나있다가 수비로 전환했을때 상대의 역습을 저지했다. 특히 첼시 공격의 중심인 플로랑 말루다, 프랭크 램파드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상대 측면 수비수 애쉴리 콜의 오버래핑도 훌륭히 견제했다.



박지성이 부지런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제 몫을 한 가운데 맨유도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전반 26분 웨인 루니의 크로스를 에르난데스가 머리로 받아 골로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는 바람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첼시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맨유는 전반 43분 에르난데스의 결승골로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라이언 긱스가 첼시 진영 오른쪽을 파고든 뒤 골키퍼와 수비수를 가로지르는 절묘한 어시스트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 있던 에르난데스가 정확히 슈팅, 첼시의 골망을 갈랐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맨유는 역습 상황에서 후반 32분 디디에 드로그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맨유로선 자칫 한 골만 더 내줘 1-2로 패할 경우 4강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맨유를 위기에서 구한 주인공은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동점골을 내준 뒤 불과 1분도 안돼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첼시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박지성의 올시즌 7호골이자 역대 챔피언스리그 네번째 골이었다.

박지성은 첼시 진영 왼쪽에서 긱스의 패스를 받아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뒤 왼발 대각선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날 박지성의 유일한 슈팅이 결승골로 이어진 것. 첼시 골키퍼 체흐도 박지성의 슈팅에 꼼짝 못하고 당했다. 박지성의 역전골이 터지자 첼시 선수들은 사실상 추격의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박지성은 후반 42분경에도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와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기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수에서 분전하면서 맨유의 값진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