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치를 둘러싼 세 가지 오해(인터뷰)

by양승준 기자
2010.05.25 07:20:51

"'다비치 스타일'? 규정 짓지 말았으면"

▲ 여성 듀오 다비치 (사진=권욱 수습기자)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여성 듀오 다비치(이해리·강민경)가 다시 한번 축포를 터트렸다. 지난 6일 공개한 신곡 '시간아 멈춰라'는 공개 당일 각종 인터넷 음악 사이트 정상을 차지하며 인기몰이에 청신호를 켰다. 거침없는 인기 질주는 이어졌다. 25일 현재 음원이 공개된 지 2주가 훌쩍 지냈지만 다비치의 신곡은 멜론 2위, 벅스 5위 등 각종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형 가수분들이 많이 나와 걱정했는데 음원 반응이 좋아 기분이 정말 좋아요. 솔직히 이번에는 긴가민가했거든요."(이해리)

'사랑과 전쟁', '미워도 사랑하니까', '슬픈 다짐', '8282' 등 여러 히트곡으로 가요계 소리 없는 강자로 떠오른 다비치. 하지만, 두 멤버에게는 남모를 고민도 있었다.


다비치의 새 음반 '이노센스'(Innocence) 타이틀곡인 '시간아 멈춰라'는 애절한 발라드에서 펑크 록으로의 극적인 반전이 인상적인 곡이다. 때문에 초반 발라드와 후반댄스곡 형식으로 구성된 직전 히트곡 '8282'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처음에는 '8282'랑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봐요. 하지만 전체적인 멜로디는 다르죠. 편곡의 차이도 있고요. 음반 전체적으로 보면 전 음반과는 많이 달라요. 데뷔 후 처음으로 '첫키스'란 일렉트로닉 댄스곡을 시도했고 복고풍 댄스노래도 있어요. 미디엄 템포 장르의 곡도 있고요. 음반 수록곡 5곡 모두 장르가 달라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음반이라고 생각해요." (강민경)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8282'=다비치 스타일'이라며 '시간아 멈춰라'가 공개되자 마자 다비치의 음악 스타일을 틀에 가두기도 했다.

하지만 다비치는 "과연 '8282'가 다비치의 스타일일까요?"라며 되물었다.

"우리는 데뷔 할 때 발라드 듀오의 느낌이 강했죠. 그러다가 댄서블한 느낌의 '8282'로 1위를 하게 된 거고요. 이제 다비치는 2장의 정규 음반을 냈을 뿐이에요. 음악적 색깔을 찾아가는 중인거죠. 그러니 다비치의 음악을 단면적으로 규정짓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8282'는 다비치의 일부일 뿐이죠."(이해리)

강민경은 두 멤버가 좋아하는 음악스타일에 대한 설명으로 다비치의 음악적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둘이 좋아하는 음악을 굳이 따지자면 어쿠스틱 한 음악이에요. 가사도 깊고 들으면 들을수록 더 와 닿는 노래들요. 예를 들면 다마키 코지(일본 유명 그룹 안전지대 멤버)의 음반들처럼요. 화려한 코드 진행과 자극적인 비트도 없고 기타와 피아노만 단순하게 진행되고 가수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강민경)

▲ 다비치 강민경과 이해리



'아이돌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가요계 아이돌 열풍에 일부 네티즌이 실력파 가수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을 비꼰 말이다. 다비치도 예외는 아니다. 가요계 유일한 여성 듀오로 탁월한 가창력과 하모니로 노래 실력을 받은 다비치. 같은 소속사인 티아라와 씨야와 함께 한 '여성시대'·'원더우먼' 등 발표한 곡 모두 인기를 누렸지만, 노래의 인기만큼 두 사람의 인지도는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쉬울 법도 하다.

"그래도 노래는 다 알아주셔서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솔직히 음악에 더 관심을 두시는 게 훨씬 좋은 거죠. 곡을 아니 무대에 섰을 때 환호도 많이 해주시고요. 돌아다닐 때 몰라 봐 주시는 게 편하기도 해요. 너무 유명하면 옷차림도 매번 신경 써야 하고 남들 의식도 많이 해야 하는데 저희는 민 낯에 슬리퍼 끌고 편하게 돌아다녀도 되거든요. 부모님이 좀 아쉬워하긴 하세요. 아무래도 자식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게 부모님 마음인거잖아요."(강민경)

데뷔 전 2006년부터 연습생으로 호흡을 맞춰 5년째 동고동락해 온 이해리와 강민경. 새침하고 깍쟁이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대창과 소창을 제일 좋아한다"는 두 사람의 말처럼 소박하고 털털한 대답이었다.


두 사람의 평균 나이 만 22세. 다비치는 나이 얘기가 나오면 억울할 때가 종종 있다. 사람들이 두 사람을 실제 나이보다 많게 보거나 데뷔 연차를 높게 봐 간혹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는 게 이해리와 강민경의 말이다.

특히 강민경은 1990년생으로 아이돌 그룹 멤버인 구하라, 빅뱅 승리 등과 동갑내기다. 하지만 팀 콘셉트와 음악 스타일 때문에 나이보다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최근 들어 더 자주 듣는다는 게 강민경의 푸념이다.

"정말 인터뷰하면 말하고 싶었는데 같은 소속사인 티아라에서도 지연이 빼고는 저보다 다 언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잘 몰라주더라고요. 씨야도 우리보다 선배인데 어떤 분들은 후배인 줄 알고요."(강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