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파리아스, 포항 선수단에 '계엄령' 선포

by송지훈 기자
2009.12.14 07:02:08

▲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

[아부다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남미클럽대항전 챔피언 에스투디안테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선수단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군기잡기에 나섰다.

파리아스 감독은 오는 16일 새벽1시(이하 한국시각)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에스투디안테스와의 FIFA클럽월드컵 4강전에 대비해 선수단에 개별 행동을 가급적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숙소인 알 라하 비치 호텔을 벗어나는 것을 비롯,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해 적극적인 통제에 나설 뜻도 밝혔다.

평소 선수들의 자율 행동을 배려해 온 파리아스 감독이 갑작스럽게 강경책을 구사한 건 강철군단이 마젬베(콩고)와의 첫 경기 승리에 만족해 나태해질 것을 우려한 까닭이다. 1차 목표로 정한 '4강 진출'의 꿈을 이룬 상황에서 선수들이 에스투디안테스와의 맞대결을 '친선경기'쯤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파리아스 감독의 생각이다.



여기에는 FC바르셀로나와의 맞대결을 성사시킨다는 기본 목표 이외에 브라질 출신 사령탑으로서 아르헨티나 클럽에 패할 수 없다는 감독 스스로의 각오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리아스 감독은 마젬베전 직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남아메리카 출신 감독으로서 아르헨티나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아르헨티나 클럽(에스투디안테스를 지칭)은 한국 클럽(포항)을 우습게 봐선 안 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파리아스 감독은 당초 13일로 정해둔 선수단 전체 회식을 뒤로 미뤘다. 뿐만 아니라 쏟아지는 장대비에도 불구, 훈련도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등 승리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한 구단 관계자는 "파리아스 감독이 근래 들어 이례적으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아르헨티나 클럽(에스투디안테스)을 뛰어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강호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선수단을 강하게 압박하며 '최상의 팀 컨디션 만들기'에 나선 파리아스 감독의 노력은 '결승 진출'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해답은 16일 새벽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