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캣돌스, 열정넘친 첫 내한공연…1만관객 '열광'
by장서윤 기자
2009.06.07 01:36:19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오늘 한국에서 무척 아름다운 밤을 함께했습니다. 우리의 공연이 여러분이 숨겨진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영감을 주었길 바랍니다" (푸시캣 돌스 리드 싱어 니콜 셰르징어의 공연 중 발언)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멤버는 세 명뿐이었지만 무대는 허전함을 엿보기 어려웠다. 파워풀한 댄스와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시원스러운 가창력, 자신감과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무대 매너까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푸시캣돌스(Pussycat Dolls)의 첫 내한공연은 그들이 왜 전세계 소녀 그룹의 역할 모델로 자리하는지 여실히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3월부터 미국·캐나다·호주·태국 등 30여곳에서 진행하는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푸시캣돌스의 한국 공연은 멤버 중 한 명인 제시카 수타가 갈비뼈 부상으로 입국조차 하지 못해 4명만 무대에 오른 채 시작됐다.
여기에 또다른 멤버인 멜로디 숀튼도 무릎 부상을 당해 공연 중반 이후 일부 곡에서만 합류할 수 있었다. 공연 시작 후 약 40분여가 지난 뒤 숀튼이 관객들에게 "양 무릎을 다쳐 공연에 전면 합류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한 후 잠시 무대를 퇴장하자 객석의 환호 소리는 일순 잦아들기도 했다.
그러나 리드 싱어인 니콜 셰르징어의 풍부한 성량을 바탕으로 한 솔로곡 '베이비 러브(Baby love)'에 이어 세 멤버의 압도적인 무대 매너가 돋보인 '보틀 팝(Bottle pop)' 등이 이어지자 객석은 이전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푸시캣 돌스는 '테이킹 오버 더 월드(Taking over the world)'를 오프닝 곡으로 '빕(Beep)' '아이 돈트 니드 어 맨(I don't need a man)'에 이어 미디움 템포곡 '엘리베이터(Elavator)' 등 총 17곡을 선보였다.
특히 '보틀 팝' 연주 중간에는 무대 위로 관객 두 명을 불러올려 즉석 댄스 경연을 벌인 데 이어 한국에서도 크게 히트한 '스틱윗유(Stickwitu)' '돈 차(Don’t cha)'를 각각 마지막 곡과 앙코르 곡으로 선곡해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이에 니콜 셰르징어는 공연 중간 중간 한국말로 "사랑해요"를 외치며 관객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한 시간 반을 미처 채우지 못한 공연 시간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마치 여전사를 연상시키는 이들의 노래와 퍼포먼스는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켰다.
공연을 관람한 이자혜(29, 서울 종로구) 씨는 "격한 댄스 동작을 선보이면서도 노래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며 감탄을 거듭했다"며 "푸시캣돌스에 대한 열광은 기본기가 탄탄한 데서 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공연 시작 전에는 게스트로 참석한 가수 손담비가 '미쳤어'와 '토요일 밤에'를 신인그룹 애프터스쿨 '아(AH)'를 각각 불러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