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노래보다 솔직한 음악을..", 2집 낸 마스터 우
by김재범 기자
2007.04.21 20:08:00
타이틀곡은 인생에 대한 희망 노래한 '돈 스톱'
원타인 테디, 빅마마 이영현, 스토니스컹크의 에스쿠시 등 피쳐링
| ▲ 4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래퍼 마스터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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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재범기자] “특별히 갱스터란 장르를 지향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보고 들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음악에 담다보니 그런 스타일이 됐다.”
벌써 4년이나 됐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그가 2003년 6월 데뷔 앨범 ‘마스터 피스’를 들고 음악시장에 홀연 나타났던 것이.
앨범 ‘마스터 피스’는 그리 폭넓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타이틀곡 ‘문제아’와 같은 노래는 음악 팬, 특히 힙합 마니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바로 래퍼 마스터 우(29)의 이야기다.
마스터 우는 최근 긴 침묵을 깨고 새 앨범을 발표했다. 제목은 ‘매스 우 파트2’(Mass Wu pt2). 1집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도 묵직하지만 묘한 신명을 느끼게 하는 리듬과 자전적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힘있는 랩은 여전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악적인 저변이 한결 넓어지고 여유가 생겼다는 것.
마스터 우는 2집 발표가 늦어진 것에 대해 “유럽의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하고 음악에 시도하다 보니 어느새 4년이 걸렸다”고 웃었다.
사실 마스터 우의 소속사 YG의 양현석 대표는 앨범 준비에 있어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악명’(?)이 높다. 가수들이 밤새 고생하며 녹음한 노래를 발매 몇 주를 남기고 전부 폐기하고 모두 재녹음을 지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YG 출신의 신인치고 앨범 준비하는 동안 속상해 울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는 말도 있다.
마스터 우의 새 음반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그동안 30~40곡 정도를 작업했는데 절반 정도 양 대표(양현석)에게 퇴짜를 맞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 만큼 새 음반에 대한 애착도 크다.
“1집 때는 혼자 작곡, 편곡, 작사를 하느라 사운드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각 방면에서 내가 도움을 받고 싶은 최고의 실력자들과 작업해 완성도가 높아졌다.”
그의 말처럼 이번 음반에는 최근 작곡가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용감한 형제’를 비롯해 많은 동료 음악인들이 참여했다.
원타임의 멤버 테디는 ‘두 오어 다이’(Do or Die)를 작곡하고 피쳐링으로 호흡을 맞추었다. 이밖에 빅마마의 멤버 이영현, YG가 준비중인 신인 지은, 레게 듀오 스토니스컹크의 멤버 에스쿠시, 라임버스의 멤버 레드 록 등이 그의 앨범에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마스터 우의 음악은 흔히 갱스터 랩으로 불린다. 음악적 색깔 뿐만 아니라 그가 뉴욕에 살던 시절 뒷골목에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들이 퍼지면서 더욱 장르적 특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스터 우는 “갱스터를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듣는 것을 솔직히 음악에 담다보니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음악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1집 시절부터 종종 음악 팬들 사이에 회자되던 자신의 미국 생활에 대해 “뒷골목과 갱들의 삶을 볼만큼 보고 겪을만큼 겪었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 ▲ 2집 앨범에서 마스터 우는 한결 여유있어지고 음악적 폭이 넓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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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우는 초등학교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해 13년 동안 거주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 시절 “학교 다니면서 문제는 많았지만, 흔히 생각하듯 가족과 불화가 있거나 사회의 부적응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특히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 갖게 된 종교는 그에게 지금 음악 못지않게 삶의 중요한 의미가 되고 있다.
마스터 우의 2집은 모두 15곡이 담겨 있다. 이중 몇몇 노래가 방송사 심의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펑킹 데드’(Funking Dead)를 비롯해, 1집 ‘문제아’에 이어 자신의 삶을 돌아본 자성적인 노래 ‘돌아이’, 매력적인 이상형의 여인을 섹시스타 이효리에 비유한 ‘미스 효리’ 등이 문제가 됐다.
마스터 우는 “어느 정도 각오했다”고 심의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타이틀곡 ‘돈 스톱’(Don't Stop), ‘크라이’(Cry), '에브리싱즈 올 라이트‘(Everything's all rite) 등 방송을 토애 사랑받을 수 있는 노래들도 있어 심의를 통과 못한 노래들은 음반을 통해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그에게 “좀 더 순화된 표현이나 다른 식으로 감성을 표현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ane자, 마스터 우는 “살면서 드는 생각을 그때 그때 느끼는 데로 최대한 솔직히 담고 싶었다”고 답했다.
4년이나 걸려 이제 2집을 발표했지만 그의 눈과 마음은 벌써 3집, 그리고 그 이후 음악활동에 가 있다.
마스터 우는 다음 음반에서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내가 세상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 개인적인 이야기만 담았지만, 다음 음반 때는 사회의 여러 모습을 보며 생각한 것을 랩으로 말하고 싶다”고 옹골찬 포부를 밝혔다.
그의 또 다른 음악적 목표는 가스펠 랩이다. 마스터 우는 “하느님 말씀을 랩에 담고 싶어도 성경공부가 충실치 못해 못했다”며 “믿음이 더 커지면 다음에는 가스펠 랩을 음반에 담겠다”고 했다.
끝으로 마스터 우에게 함께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은 사람을 묻자, 그는 주저없이 자우림의 여성 보컬 김윤아를 꼽았다.
“여성으로도 매력적이지만 음악활동이나 모든 게 부러울 정도로 멋있다. 내 음반 뿐 아니라 김윤아씨의 음반에도 기회가 되면 피쳐링으로 참가하고 싶다.”
(사진=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