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은퇴콘서트]"부동산 자산 비중 확 줄이고..리츠·해외투자로 눈돌려라"(종합)

by김범준 기자
2018.11.14 21:50:00

이데일리·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송년 은퇴콘서트'
박영호 "안정·수익성 겸비한 고배당주 주목"
김병철 "퇴직연금, 일시금 아닌 연금 수령"
이상영 "日, 버블붕괴 후 부동산 급락"

14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2018 송년 은퇴콘서트’에서 청중들이 은퇴설계전문가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 주인공 두 남자는 고도가 누구인지, 실체가 있는지도 모른채 마냥 기다립니다. 은퇴준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견할 수 있으면 그저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나서서 노후 자산 구조를 바꾸고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이데일리와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공동주최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2018 송년 은퇴콘서트(넥스트 20년, 내 자산을 어디에 둘까)’에서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예로 들면서 ‘선제적 가계 자산구성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는 은퇴자산에 관심있는 400여명의 청중이 참석해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일본의 과거 20년을 통해 배우는 가계자산운용’을 주제로 첫번째 강연에 나선 박영호 센터장은 “일본이 1990년대 초 버블붕괴 후 20여년간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장기불황을 거치는 동안 일본 가계가 지나치게 안전자산 위주 운용으로 몰리면서 은퇴자산 축적에 실패했다”며 “일본의 과거 20년을 거울삼아 선제적으로 자산구성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가계자산 중 부동산 등 실물자산 평균 비중을 현재 62.4%에서 45%로 낮추는 대신 금융투자자산을 지금보다 세 배 이상 많은 30% 수준까지 늘릴 것을 제시했다. 현재는 미미한 연금자산도 전체의 10% 비중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활발한 해외 분산 투자를 통해 자산구성 다각화는 물론 높은 기대수익률까지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박 센터장은 또 “금리를 대체할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인컴투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1996년 일본에서 예금금리와 주식 배당수익률이 역전했다. 한국도 이미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과 은행 예금금리가 비슷한 수준이며 조만간 추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병철 KG제로인 대표는 ‘펀드를 통해 준비하는 퇴직 플랜’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엔 아직 주요 선진국과 같은 ‘연금기금’(Pension Fund)이 완전히 도입돼 있지 않다”며 “다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제도를 잘 활용해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꾸준한 국민연금 가입과 퇴직연금을 통해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소득대체율 5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현재 급여의 5~10%가량을 추가적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한다면 은퇴 이후 현 소득 대비 60~70% 수준의 소득대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 사례로 본 장기부동산 자산관리’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본 도쿄·오사카 등 6대 도시 부동산 가격은 1990년대 초 버블붕괴 이후 2005년까지 상업지가는 86.6%, 주거지는 64.5%나 급락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버블붕괴 이후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가 일반화되면서 부동산임대업과 임대관리업이 급속하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역시 최근 리츠가 발달하고 있는데 특히 주택리츠 자산규모가 2016년 1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원(전체 리츠 중 약 52%)까지 급증했다”며 “지난해 전체 리츠 평균 배당수익률은 7.59%로, 회사채(3년만기·AA- 기준) 2.33%와 시중은행 수신금리 1.56%보다 크게 웃돌며 리츠가 저금리시대 매력적인 투자 대안 및 퇴직세대의 노후소득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2018 송년 은퇴콘서트’에서 강연자들이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병철 KG제로인 대표,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날 세션 강연 후 이어진 전문가와 청중의 토크콘서트 형식 좌담회 열기도 뜨거웠다.

진행을 맡은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그래서 어떤 펀드를 추천해줄 수 있느냐”고 물으니 김병철 대표는 “IRP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나 역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청중은 “미국의 경우 현재 장기채와 단기채 금리 갭(Gap)이 계속 줄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는데 그래도 해외 투자가 가능한가”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영호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저금리 상황이 확연해지고 있고 국내에서 투자범위를 좁히게 되면 그 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며 “해외로 투자범위를 넓혀 안정성·장기성 측면에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