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코인거래소도 ‘천수답 영업’ 한계…수익 다변화할 규제완화 시급

by정윤영 기자
2026.05.15 19:29:01

두나무·빗썸, 수수료 수익 의존 97~99%…거래감소에 직격탄
美최대 코인베이스도 1분기 거래대금 51% 감소로 수익 급감
해외선 파생상품·스테이블코인 결제·커스터디로 다변화 모색
국내선 신규 수익원 확보 첫발도 못떼…규제완화·신속입법 필요

[이데일리 정윤영 서민지 기자] 인공지능(AI)과 반도체주 중심의 증시 강세에 자금이 쏠리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들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거래량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은 제도적 한계로 신규 사업 확장도 쉽지 않아 ‘사면초가’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제미나이)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1·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올해 들어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실적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두나무와 빗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57.6% 감소했다. 두나무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지난해보다 78%씩 줄었다. 빗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8% 급감했으며, 330억원 당기순이익은 8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두 거래소의 실적이 악화한 가장 큰 배경은 거래대금 감소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의 올해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48.2% 감소했고, 같은 기간 업비트 거래대금도 44% 줄었다. 거래소 수익 구조 대부분이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만큼 거래량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직결된 셈이다. 현재 업비트의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전체 매출의 97.49%를, 빗썸은 99.9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AI·반도체주 중심의 증시 활황으로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8만8429달러) 대비 약 8.9% 하락한 8만달러 초반에서 거래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들의 거래 둔화 흐름도 비슷하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올해 1분기 현물 거래대금은 188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총매출은 전분기 대비 21% 줄어든 1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핵심 사업인 거래 수익도 23% 감소한 7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다만 글로벌 거래소들은 거래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수익원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파생상품 사업 확대는 물론,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송금,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업용 커스터디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역시 단순 거래소 모델에서 벗어나 서클(USDC), Deribit, x402 프로토콜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또 다른 수익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파생상품 서비스가 사실상 금지돼 있고, 스테이블코인 사업 역시 제도화가 지연되면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인 시장 개방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거래소들의 성장 전략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거래소들의 비용 절감과 수익성 방어를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AI 전환(AX) 기반 운영 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다. 빗썸은 지난 8일 ‘포트폴리오 매수 서비스’를 출시하며 상품 다양화에 나섰으며, 최근 장기간 유지해온 수수료 무료 정책도 종료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규제가 없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규제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거래소들은 단순 거래 수수료에만 매출을 의존해야 하는 한계에 직면해있어 지금과 같은 시장 침체기에는 성장에 제약이 크게 반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