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우리은행 사외이사에 추천(상보)
by권소현 기자
2016.12.06 19:03:55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지난 2009년 신한금융그룹을 뒤흔든 ‘신한사태’로 퇴진한 이후 7년 만에 은행권에 복귀하는 셈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로부터 우리은행 지분을 4% 이상 인수해 사외이사 후보를 1명씩 추천할 수 있는 과점주주 중 한국투자증권은 신상훈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키움증권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역임한 박상용 연세대 교수를, IMM PE는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사장을, 한화생명은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고문을 각각 사외이사로 내세웠다.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중국계 인사를 거론하고 있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은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향후 이사회 구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로 추천된 인사들은 오는 9일 우리은행 정기 이사회와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이 은행장을 역임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 대상이 신 전 사장으로 확인되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전 사장은 1967년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한 후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해 자금부장, 영업부장을 거쳐 임원을 달고 행장까지 한 정통 뱅커다. 2003년 행장 취임 이후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신한은행을 선도 은행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이 신 전 사장을 추천한 것은 은행업권에서만 40년 이상 쌓아온 전문성을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도 지분을 투자한 한투증권으로선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끌어내기 위해 은행권 경험이 풍부한 신 전 사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그는 지주사 사장까지 역임한 만큼 이를 통해 우리은행의 완벽한 민영화나 지주체제 전환에 있어 적임자로 꼽힌다.
하지만 2009년 당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수 신한은행장이 신 전 사장을 배임과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된 ‘신한사태’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다. 금융권에선 신 전 사장이 금융권에 전격 복귀하면서 향후 신한은행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