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3% 여전히 학부모 민원 직접 응대…우울·불안 호소

by이건엄 기자
2026.07.01 22:27:17

전교조 실태조사…민원대응팀 우선 접수 비율 19% 불과
교사 77% “당국 대책으로 보호받지 못해”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교육당국이 교권 보호를 위해 민원창구 단일화 등 각종 악성 민원 대응책을 내놨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사 10명 중 8명이 학부모 민원을 직접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이후에도 협박성 민원과 무리한 요구가 잇따르며 교사들의 심리적 고통과 교육활동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사진=넷플릭스 '참교육' 캡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분회장 1181명을 대상으로 민원창구 단일화 안착을 위한 학교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교사 개인이 민원에 직접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반면 학교 내 민원대응팀이 민원을 우선 접수해 처리한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학교장이 관련 안내를 실시했다는 비율도 44.8%에 그쳤다.

민원창구 단일화 지침에 따라 교사의 개인 연락처 노출을 제한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유치원 교사의 64.2%, 초등학교 교사의 37%가 주변의 요구로 인해 ’하이클래스‘, ’밴드‘ 등 원치 않는 소통 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악성 민원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응답자의 76.9%는 ’보호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는 ’보호자가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음(56.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민원대응팀의 불명확한 역할 분담(48.8%)‘, ’해당 교사에게 민원 처리 전가(45.2%)‘ 등이 뒤를 이었다. 교육부가 시범 운영 중인 온라인 접수 시스템 ’이어드림‘에 대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35.1%)‘거나 ’잘 모르겠다(41%)‘는 회의적인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이에 교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악성 민원인과 교사의 직접 대응 원천 차단(67.9%)‘을 지목했다. ’교육지원청 차원의 직접 대응(55.7%)‘, ’학교 관리자의 전담 처리(49.9%)‘ 순으로 요구가 높았다.

실제 민원 대응 과정에서 교사들이 겪는 피해는 수치로 여실히 드러났다. 응답자의 78.8%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으며, 84.2%는 악성 민원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됐다고 답했다.

수집된 악성 민원 사례 중에는 선크림 도포, 사적 생일파티 금지 등 무리한 요구가 빈번했다. 또한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다”, “교육계 고위층을 안다”, “기자를 만나려다 참는다”, “고소하겠다” 등 직접적인 압박과 협박성 발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