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테라파워와 맞손…나트륨 SMR 협력 가속화

by김기덕 기자
2026.08.14 18:00:03

차세대 SMR 기술 협력해 AI데이터센터 공략 속도
美 나트륨 SMR 프로젝트 '캐머러 1호기' 참여 확대
K-나트륨 프로젝화 구체화…"글로벌시장 진출 확대"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참단 원자력 기술 기업인 테라파워와 SMR(소형모듈원전)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손을 맞잡았다. 양사 기술 협력 확대를 통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서울 모처에서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만나 나트륨 SMR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지난 13일 방한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창업한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1호기 건설 허가를 획득하는 등 차세대 원전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빌 게이츠 이사장 방한을 통해 우리 기업들과도 어떤 협력 모델을 도출할지 관심이 쏠렸다.

◇美 실증로 및 후속 상용 프로젝트 참여 확대

이번에 SK와 테라파워의 주요 협력 방안은 △테라파워가 미국에 건설중인 SMR 실증로 및 후속 상용 프로젝트의 SK이노베이션 참여 확대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방안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및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이다.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추진 중인 나트륨 SMR 프로젝트 ‘케머러 1호기’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양사는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규제·산업·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 와이오밍주 케머러 지역의 미국 기업 테라파워 첨단 SMR 건설현장.(사진=연합뉴스 제공)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이다.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해 원자로가 생산한 열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 최적의 미래형 에너지 설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양사는 또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과 한국형 설계·사업 수행체계 마련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넘어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온 전기화 전략의 핵심 추진동력도 확보했다.

◇SK그룹, LNG·ESS·SMR 연결한 통합 에너지 플랫폼 구축

SK이노베이션은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 회장이 강조해온 ‘AI 풀스택’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평소 최 회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그룹이 AI 밸류체인 전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협약식 이후 최 회장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과 만나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도 함께 논의했다.

앞으로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