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한도 다 찼다”던 잔금대출…이젠 따로 챙겨준다
by최정훈 기자
2026.08.14 17:56:41
[8·13대책 논란]
전체 3% 총량엔 포함하되 별도 유보분으로 관리
하반기 입주 7만가구 수요 반영…은행별 목표 재조정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개별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와 분리해 관리한다. 집단대출을 취급해도 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지 않도록 별도의 ‘유보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상반기 총량 조기 소진으로 입주 예정자가 새벽부터 대출을 신청하는 ‘오픈런’까지 벌어지자 하반기 실수요 대출을 위한 별도 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 |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63 스카이피크닉'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권 아파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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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높이면서 늘어난 약 30조원의 여력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하반기 실수요를 중심으로 배분된다.
전체 가계대출 관리 구조는 금융회사별 총량과 정책모기지, 유보분 등 세 개의 ‘주머니’로 나뉜다. 집단대출은 전체 3% 총량에는 포함되지만 개별 은행의 일반 가계대출 목표와 분리해 유보분에서 관리한다. 은행이 대규모 입주단지의 잔금대출을 취급하더라도 해당 은행의 자체 총량이 그만큼 소진되는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이날 추가 브리핑에서 “집단대출은 금융회사 총량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맞다”며 “금융사가 자체 총량 때문에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취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하반기 입주 예정 물량과 단지별 평균 대출 수요를 반영해 총량 목표를 조정했다. 하반기 입주 예정 가구는 약 7만가구다. 금융위는 주택가격과 가구별 예상 대출액 등을 바탕으로 집단대출 수요를 내부 추계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정 규모를 제시하면 대출 수요가 해당 수치에 맞춰 쏠릴 수 있다는 이유다.
윤 팀장은 “30조원 중 90%가 집단대출이라는 식은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하반기에 정상적으로 나갈 기본적인 실수요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입주자가 대출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총량 부담 때문에 당초 약정하거나 검토했던 집단대출 규모를 줄이는 사례가 발생했다. 조합이나 입주단지가 2000억원을 요구해도 은행이 자체 총량을 고려해 500억원만 배정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집단대출을 별도 관리하면 은행이 총량을 이유로 배정액을 줄이는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집단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3% 목표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가계대출 증가율 3%라는 큰 틀 안에서 집단대출 몫을 유보분으로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상반기에 이미 취급한 집단대출까지 금융회사별 실적에서 소급해 제외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회사별 수정 목표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다음 주부터 금융권과 협의해 상반기 취급 실적과 당초 월별·분기별 계획, 기존 목표 준수 여부 등을 반영해 추가 한도를 배분한다. 모든 금융회사의 목표를 일률적으로 두 배로 늘리지는 않을 방침이다.
올해 7월까지 늘어난 가계대출과 정책모기지 공급분 등을 제외한 실제 잔여 한도도 공개되지 않았다. 신용대출에 별도 상한을 두지 않아 확대된 총량 중 얼마가 주담대와 집단대출에 쓰일지도 불분명하다. 은행별 추가 목표는 늘리면서 집단대출을 유보분으로 분리하는 조치가 실제 잔금대출 정상화로 이어지는지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금융위는 집단대출의 일정이 미리 정해져 있는 만큼 은행별 자금 공급 계획도 자연스럽게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 팀장은 “하반기에 2000억원을 공급하려다가 총량 부담으로 약정을 줄이고 있었다면 이제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오픈런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