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 임단협 돌파구 찾나…‘사후조정’ 합의
by김새미 기자
2026.08.14 17:54:03
고용노동청 제안 수용…인천지노위 중재 절차 밟기로
4월 부분파업·5월 첫 전면파업…누적 손실 1500억원
|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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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갈등을 풀기 위해 노동위원회의 중재를 받기로 했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등을 둘러싸고 수개월간 접점을 찾지 못했던 노사가 ‘사후조정’에 합의하면서 임단협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1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상생노동조합은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제안한 사후조정 절차를 수용하기로 했다. 노사 대표는 이날 관련 서류에 서명했으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후조정은 노동쟁의 조정 절차가 끝난 뒤에도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등이 다시 중재에 나서는 절차다. 구체적인 일정과 조정위원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노사는 조정위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후조정 합의는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노조는 지난 4월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5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나섰다. 이후에도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왔다. 생산 차질 등에 따른 누적 손실 규모는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지만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산정 기준, 복리후생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에 별도의 정액 인상을 더하고 타결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해왔다.
성과급도 주요 쟁점이다. 노조는 당초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가 교섭 과정에서 15%로 낮췄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외에도 신입사원 초임 조정과 제한조건부주식(RSU) 배정, 노사상생격려금·특별격려금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확대, 교대수당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교섭이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조직 체계에도 변화가 있었다. 상생노조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에서 탈퇴해 독자적인 교섭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달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자 2392명 중 96.5%가 조직 형태 변경에 찬성했다.
노사는 이후에도 교섭을 지속했지만 임금과 성과급 등 핵심 사안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사후조정 수용으로 노동위원회라는 제3자가 중재에 참여하게 된 만큼 장기간 이어진 대치가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 간 입장 차가 남아 있어 사후조정이 곧바로 임단협 타결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성 상생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24차 단체교섭에서 사측이 사후조정에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노조도 검토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며 “위원 구성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구성이 완료되면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로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