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기만 하는 환율…그나마 믿을 거라곤
by장영은 기자
2025.11.07 17:41:37
9월 내국인 해외투자·외국인 국내 투자 동시 증가
10월엔 개인 해외주식 투자 사상 최대 규모
"개인 해외 주식 투자가 원화 약세 초래" 분석도
국금센터 "경상수지 흑자 전망 개선…수급 불안 완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기조적인 해외 주식 투자 증가세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호조 흐름이 원화 약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급 측면에서 내국인 해외 투자 증가로 늘어나는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국면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수급 쏠림을 막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 |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450원을 돌파하더니 점심 시간 전에 장중 고점을 찍었다. (사진= 연합뉴스) |
|
한국은행이 전날(6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 흑자는 134억 7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내국인 해외증권투자는 111억 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90억 8000만달러 순유입으로 동반 증가했다. 이에 증권투자 순유출 규모는 20억달러대로 축소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으나, 대내ㆍ대외 투자 양 방향 모두 자금 흐름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개인들은 대규모 해외 주식 투자를 이어가고, 국민연금 등 정부 부문의 해외 투자는 단기적으로 둔화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의 경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에 따라 채권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예상되지만, 주가의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JP모건은 한국 시장에 대해 “반도체 산업 호황과 정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신뢰와 투자심리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1년 내 코스피지수가 5000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등 중기 상승세 전망하면서도 단기적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HSBC는 “최근의 코스피 상승 폭이 과도하다”면서 “시장의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반전될 가능성을 감안해 한국 증시에 대해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회피했으나 아직 구체안은 부족한 가운데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원화 약세를 오버슈팅(과잉반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금센터는 지난달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68억 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내국인 해외 투자가 전체 외환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 또한 최근 거래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외환 수급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조은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 증권자금 유출 확대에 따른 수급 악화 가능성이 대두됐다”면서도 “경상수지가 당초 예상을 큰 폭으로 웃도는 흑자를 기록했고, 향후 전망도 개선되고 있어, 증권 자금 흐름 악화에 따른 외환 수급 불안을 일부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환율은 오후 5시 40분 기준 1458.05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1458.7원까지 오르면서 올해 4월 10일(1465.7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미 투자 부담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외국인 주식시장 순매도세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