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딱 붙어야 6선”…명태균-김영선 추가 녹취 내용 보니

by김은경 기자
2024.10.31 20:46:38

明 “김건희 권력 쥐고 있어…시키는 대로 해라”
민주당 “대통령의 재보선 공천개입 물증 확보”
대통령실 “중요한 얘기 아냐…그저 좋게 얘기”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관련 대화를 나눈 녹취를 추가 공개했다. 녹취에는 명 씨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고함을 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명 씨가 김 전 의원에게 소리를 지르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명 씨는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본인이 다음에 6선할 거 아닙니까”라며 “시키는 대로 해야 먹고 산다고 내가 얘기해도…”라고 소리를 지른다.

명 씨는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요”라며 “시키면 왜 시키는 대로 안 합니까”라고 따져 묻기도 한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가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6월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장님 무사’로 표현한 명 씨의 녹취록을 더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를 지낸 인물이자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밝혀줄 물증을 확보했다며 윤 대통령이 취임 전날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해당 통화가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기 직전인 그해 5월 9일에 이뤄진 것이며 이튿날인 10일 국민의힘이 실제로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고 주장한다. 2022년 5월 9일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은 다음날 공식 취임했다.

재생된 파일에는 당시 윤 대통령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음성이 담겼다.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돼 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재보선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받아 당선됐고, 이 과정에서 명씨와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야권을 중심으로 계속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어 명 씨가 제삼자에게 자신과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 관해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명 씨는 “지 마누라(김건희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이렇게 아침에 놀라서 전화 오게 만드는 오빠가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는 언급을 하더라)”고 말했다.

명 씨는 그러면서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며 “장관 앉혀라, 뭐 앉혀라,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하니까 대통령이) 안 한 거야. (그랬음에도)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대통령과 통화를) 끊자마자 마누라(김 여사)가 전화가 왔다”며 “(김 여사가)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쇼’ 이렇게 하고 전화를 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당시 재보선 공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명 씨는 공천 당일인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해당 음성파일의 진위에 대해 “당에서 책임을 지고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제보자의 신원을 지금 공개하지는 않겠다. 신변 보호 절차를 밟고 있다”며 “(통신비밀보호법 저촉 여부 등) 법률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 공지를 내고 “당시 공관위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명씨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다”며 “명씨가 김 후보 공천을 계속 얘기해 그저 좋게 얘기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