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경협株, 이번엔 다를까

by이후섭 기자
2019.04.01 16:12:21

아난티·현대엘리베이 등 가파른 반등…북미협상 재진척 기대
"경협주, `최악의 국면` 벗어나…추가 상승여력 모색"
건설업종 주목…해외수주·실적 모멘텀에 대북 이슈 가세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남북경협주(株)가 한미 정상회담 소식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오는 11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까지 반등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회담 결과와 후속적인 조치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만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경협주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진단 속에서 건설·철도 등 대표적인 수혜 업종을 포함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관련 종목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난티(025980)는 전거래일 대비 4.23% 오른 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12% 급등하는 등 2거래일 만에 17%가량 오르며 주가 1만6000원선을 회복했다. 현대엘리베이(017800)터 인디에프(014990) 등도 지난달 29일 10~12% 오른 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HDC(012630)산업개발 남광토건(001260) 등 대북 건설주와 고려시멘트(198440) 아세아시멘트(183190) 등 시멘트주도 올랐다.

지난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소식에 위축됐던 경협주들이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며 급락 이전 수준의 주가 회복을 노리고 있다. 오는 10~11일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소식에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풀리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공조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남북미 모두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의 노력에 북한도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협상을 재진척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본격적인 북미 중재역에 돌입하면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포함해 남북 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남 등에 대한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어 경협주는 더 이상 나빠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경협주는 한미 정상회담 때까지 반등 시도를 이어가고, 회담 결과와 후속조치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경협주 훈풍과 맞물려 건설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해외수주와 1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대북 이슈까지 겹쳐지면 주가 상승세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월 입찰한 사우디 마르잔(Marjan) 프로젝트, 알제리의 HMD 정유시설 등 대형 프로젝트 낙찰자 선정은 2분기에 나오면서 해외수주 모멘텀이 부활할 전망”이라며 “건설 업종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시장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일부는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경협 이슈까지 가세하면서 이달 건설 업종지수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연변지역을 돌아보고 북한의 개혁개방은 이른 시점에 재개될 수 밖에 없음을 확인했다”며 “미국과의 협상 지연은 개혁개방을 위한 북한 측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기에 북한은 반드시 다시 협상을 시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투자 확대에 고성장이 예상되는 철도 업종도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최우선 순위로 수혜가 기대된다. 올해 국내 철도 시장 규모는 약 8조원 수준으로 기존 계획보다 15%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김광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도 시장은 정부의 투자 확대 의지에 힘입어 올해부터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시장만으로도 철도 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은 충분한 상황이며, 남북 경협까지 본격화될 경우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