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면접 갔다가 성폭행 당해 숨진 10대…국가, 가해자에 손배소 승소
by권혜미 기자
2026.07.01 18:45:08
가해자 A씨, 국가에 약 3770만원 지급 판결
여학생 B양 유인해 성폭행…피해자 세상 등져
재판부 "A씨 범행, B양 사망과 인과관계 인정"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아르바이트 면접을 미끼로 10대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을 저질러 피해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 국가가 성범죄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11단독 이영갑 판사는 국가가 성범죄 가해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가 국가에 3769만 6320원의 배상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23년 4월 10일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된 B양(당시 10대)의 이력서를 열람한 뒤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을 제안해 피해자를 유인했다. 이후 부산 부산진구의 한 키스방으로 데려가 “교육을 해 주겠다”며 B양을 성폭행했다.
A씨의 범행으로 인해 B양은 성병에 걸렸고, 같은 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B양 등 6명을 상대로 같은 수법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해당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B양의 부모는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유족구조금을 신청했다.
부산지검 범죄 피해구조심의회는 이를 기각했지만 재심 끝에 법무부 범죄피해자구조심의회가 B양 부모에게 유족구조금 3769만 6320원을 지급하고 국가가 전액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결정했다.
국가는 2024년 10월 B양 부모에게 구조금을 지급한 뒤 A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B양과의 성관계는 합의에 따른 것이었고 범행과 B양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유족과 형사 합의를 마친 만큼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을 민사재판에서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의 범행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가 유족에게 구조금을 지급한 만큼 이후 피고인이 유족과 형사 합의를 했더라도 국가가 피고인에게 구조금 지급액을 청구하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