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덕수 재판 위증' 항소심서 올림픽 공원 등장…왜?

by최오현 기자
2026.07.01 18:40:12

특검 "원심 사실오인" vs 尹 "한덕수, 위증죄 유죄 받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증인채택
1심 재판부 '주관적 평가' 무죄 판단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덕수 재판 위증’ 사건 항소심이 1일 시작된 가운데 특검 측과 윤 전 대통령 측이 위증죄 법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법정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공동취재단)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위증혐의 첫 항소심 재판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처음부터 국무회의 개최를 계획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했다’고 진술했지만, 실제로는 한 전 총리의 건의를 받은 뒤 추가 국무위원 소집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 측은 1심 무죄 판결이 사실을 오인하고 위증죄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이 주관적인 평가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며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사 과정에서 병력 동원 계획은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국무회의 개최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고, 국무회의 안건 자료나 의사록 준비도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계속 건의하자 윤 전 대통령이 ‘그럼 그렇게 하라’고 답했다는 한 전 총리의 진술을 제시하며,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다면 이 같은 대화가 나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받은 질문은 ‘한 전 총리의 건의 이전부터 국무회의 개최와 의사정족수 확보 계획이 있었느냐’는 객관적 사실에 관한 것이었는데도 1심은 이를 주관적 평가로 잘못 해석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시간적 선후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서도 “비상계엄에는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모두 알고 있었고, 기밀 유지를 위해 일부 국무위원부터 먼저 부른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은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했다는 진술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 다른 참석자들의 진술과 배치되고, 한 전 총리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계리 변호사는 한 전 총리를 두고 “지금까지 사실을 부인하고 위증했다가 CCTV가 확보되고 공개돼자 거짓말이 탄로돼 위증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배의철 변호사는 “특검의 주장처럼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하기 위해선 회의 해야한다고 말했다고 해도 이것 때문에 국무회의가 개최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올림픽공원에 가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친구가 ‘올림픽공원에 가라’고 말한 뒤 실제로 갔다고 해서 친구 말 때문에 간 것이냐”고 비유하며 특검 논리를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도 당시 국무위원들이 계엄 선포에 강하게 반대한 상황인데, 국무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설령 객관적 사실과 차이가 있더라도 자신의 기억과 인식에 따른 진술인 만큼 위증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석명을 요구했다. 특검에는 위증죄의 구성요건인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진술을 의미하는지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변호인에게는 국무회의 개최를 사전에 계획했다면 왜 모든 국무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았는지 등을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재판부는 특검이 신청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28일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변호인 측은 한 전 총리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박 전 법무부 장관과 이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채택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