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딸 가둬놓고 술 마시러 나가”…정서적 학대 母 집유

by장구슬 기자
2021.02.04 18:49:17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두 살배기 딸을 집에 홀로 두고 술을 마시러 나가고 어린 자녀들 앞에서 술에 취해 수차례 다투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부모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이장욱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학대,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47·여)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아동 학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남편 B(44)씨에게는 징역 4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이들 부부에게 40시간의 아동 학대 재범 예방강의 수강과 각각 2년, 1년의 아동관련 취업기관 제한도 함께 명했다.

딸 3명을 키우고 있던 이들 부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이들 앞에서 술에 취해 싸우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5월28일 오후 12시44분께 제주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두 살배기 딸을 혼자 둔 채 방문을 줄로 묶고 밖으로 나가 약 3시간 가량 방치, 밖에서 오후 4시12분까지 술을 마셨다.

같은 해 9월4일 오전 2시에는 술에 취한 채 2살, 10살, 12살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편 B씨와 다투다가 죽어버리겠다고 말하며 첫째 딸에게 112에 ‘엄마가 술에 취해 죽는다고 한다’는 내용의 신고를 강요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행위를 했다.

A씨는 다음 해 3월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비슷한 행위로 자녀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남편 B씨는 지난해 3월21일 오후 8시께 술에 취한 채 어린 자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내 A씨와 다툰 뒤 10살 난 둘째 딸에게 전화를 걸어 ‘죽어버리겠다’고 말하고, 딸로 하여금 피고인에 대한 실종 신고를 하도록 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이 모두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동종 범행으로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며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