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재계·스포츠계, 이인희 한솔 고문 애도행렬… “큰 어른이 가셨다”(종합)

by김정유 기자
2019.01.31 19:27:44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등 삼성 3세들 오전 조문 릴레이
삼성 사장단 20여명 오후 방문, 최태원 SK 회장도 조문
가수 이미자·스포츠 스타 정현·이일미 선수 등 방문해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오전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유 권오석 기자] “집안에도, 나라에도 큰 어른이 가셔서 애통합니다.”(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한솔그룹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셨지요.”(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지난 30일 향년 90세로 별세한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엔 둘째 날인 31일에도 조문객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家)’ 3세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20여명의 삼성그룹 사장단도 단체로 방문해 고인에게 조의를 표했다. 삼성가 이외에도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미경 CJ 부회장,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5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 고문의 빈소를 찾았다. 굳은 얼굴의 이 부회장은 입구에서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도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장례식장으로 들어갔다. 이후 10여분간 머물던 이 부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빠져나갔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 고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이자 이 부회장의 고모다.

이후 오전 9시24분엔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이 전 부회장은 고인과의 추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너무 많아서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말을 흐렸다. 오전 9시35분엔 이 고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이병철 창업주의 8남매 중 막내 딸로 언니인 이 고문과 우애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전날 오후 12시30분에도 이 고문의 빈소를 한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오전 10시25분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얼굴을 비췄다. 손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주 따뜻한 분이었고, 항상 나를 사랑으로 대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갖고 있다”며 “한솔그룹이 이 같이 성장한 것은 고인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10시27분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작은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홍 전 관장은 “(집안의) 큰 어른이 가셨다”며 “집안에도, 나라에도 큰 어른이 가셔서 애통하다”고 짧게 언급했다. 오전 10시47분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이 사장은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떨군 채 조용히 빈소로 들어갔다. 이 사장은 12시40분께 빈소에서 나와 자신의 차량을 타고 돌아갔다.

이 밖에도 이날 오전 이 고문의 빈소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이 방문했다. 전날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이 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오후 7시께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조문했다. 최 회장은 고인과의 기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훌륭한 분이셨다”며 짧게 답했다. 최 회장은 약 10분여간을 빈소에 머물다가 자리를 떠났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엔 삼성그룹 사장단 20여명이 빈소를 찾았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육현표 에스원 사장 등 삼성그룹 사장단 20여명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특히 사장단 중 맏형격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이 고문과의 추억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생전에 이 고문과 인연이 있던 사이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빈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회장이 계실 때 비서실에 있으면서 가족 분들 자주 뵙기도 하고 했다”며 “걷는 게 불편하시다는 얘기를 전해 듣기는 했는데 세상을 떠나셔서 더없이 슬프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고 엄기영 전 MBC 사장도 오후 4시50분께 얼굴을 비췄다. 더불어 방송과 스포츠계 인사들도 이 고문의 빈소를 찾아 눈길을 모았다. 가수 이미자씨는 이날 오후 2시50분에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테니스 선수인 정현씨와 프로골프선수 정일미씨는 오후 4시53분에 이 고문의 찾아 애도를 표했다.

한편, 이 고문은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로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1983년에는 한솔제지 전신인 전주제지 고문을 맡으며 삼성그룹의 제지사업을 이끌었다. 1991년엔 현재의 한솔그룹으로 독자경영을 시작해 기업을 일궜다. 2001년엔 3남인 조동길 회장에게 한솔제지 대표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내 유일 여성장학재단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활동해왔다. 이 고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돼 있으며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7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