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담금 ‘충격파’에 보유세 인상까지..강남 주택시장 ‘휘청’
by박민 기자
2018.05.16 17:03:23
|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의 재건축 초과이익에 따른 예상 부담금이 1인당 1억3569만원으로 산정되면서 시장에 충격파를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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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민 기자] 올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을 통보받은 반포현대아파트의 부당금 예정액이 당초 조합 측 예상액(7000만원)보다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나면서 일대 시장에 충격파를 주고 있다.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에 이어 오는 6월에는 보유세 인상까지 예고된 상황이어서 연이은 규제 압박에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혼돈의 시기’에 빠져든 분위기다.
서초구청이 지난 15일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 측에 통보한 가구당 평균 부담 예정액은 1억 3569만원으로 지난 2일 조합이 구청에 제출한 금액(850만원)보다 16배가 높고, 이후 자료를 보완해 지난 11일 제출한 7157만원보다는 두 배 가까이 많다. 구청은 국토교통부의 재건축 부담금 업무 매뉴얼을 근거로 산정한 액수라고 설명했지만 예상보다 큰 금액에 재건축 시장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특히 예상보다 높은 부담금에 지난 1월 국토부가 밝힌 부담액이 ‘뻥튀기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수치에 가까울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재건축 추진 단지의 수익성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15개 단지의 재건축 부담금 추산 결과 1인당 평균 부담금이 4억 4000만원이라고 예측해 일대 재건축 시장을 술렁이게 한 바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반포현대아파트는 기존 80가구 1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의 부담 예정액이 1억 3000여만원인데, 이보다 규모가 큰 단지는 개발이익이 더 큰 만큼 부담액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에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쌍용 2차, 송파구 문정동 136 등 3곳도 재건축 부담금 체출 일정을 앞두고 있어 재건축 부담금의 충격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해왔던 재건축 시장이 연이은 규제로 흔들리면서 하반기 시장 위축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미 지난달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대 62%까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규제가 시행되면서 매수세가 끊기며 거래 절벽으로 치닫고 있는데다 핵폭탄급 규제로 일컫는 ‘보유세 인상안’도 다음달 예고하고 있어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298건으로 전달 거래량(1만 3864건)에서 절반 넘게 뚝 떨어졌다. 올 들어 1월에서 3월까지 월평균 거래량(1만 1731건)과 비교해도 거래량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거래량 감소에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값은 지난주(11일 기준) 0.02% 내리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중과에 이어 이번 재건축 부담금 공개까지 겹치며 시장 충격이 추세적으로 갈 것인지, 아닌지는 경제 여건을 따져봐야 한다”며 “다만 재건축 시장에는 투자심리가 꺾이고,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당분간 짙어져 거래량은 추가로 더 줄어들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부 단지는 매물 품귀 현상도 이어지면서 국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도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다음 달에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보유세 개편안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취득세·등록세 등 거래세 비중을 낮추는 대신 과세지표 강화를 통해 보유세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향후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