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법안 발의에도 샌드박스 문턱 높았다…조각투자사 모두 탈락

by김연서 기자
2024.11.07 16:01:24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결과 STO 업계 탈락
바이셀스탠다드·KB증권 등 혁금 지정 고배
“법안 통과 앞두고 신규 허용 부담 느낀 듯”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조각투자사들에게 금융당국의 문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 심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신규 지정 대상에서 조각투자사들이 모두 탈락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IP(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이 도전했으나 법안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신규 특례 허용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결과를 발표했으나 토큰증권 관련 신규 지정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TO(토큰증권발행) 업계에 따르면 바이셀스탠다드는 이번에도 선박금융 STO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고배를 마셨다. KB증권 역시 재생에너지 기반 STO 사업을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당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TO 업계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곳은 △카사코리아(부동산) △펀블(부동산) △루센트블록(부동산) △뮤직카우(음악 저작권) △에이판다파트너스(부동산 담보 대출채권) △한국거래소(신종증권 거래소) △갤럭시아머니트리·신한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항공기 엔진) 등 7곳이다. 현재 부동산 담보 대출채권 수익증권과 항공기엔진 수익증권은 아직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곳은 카사다. 카사는 지난 2019년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과 부산원장 기반 부동산 유동화 플랫폼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 기간이 만료돼 내년 6월까지 규제개선 기간에 돌입한 상태다.

이어 지난 2021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 펀블과 루센트블록(소유)이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소유와 펀블은 각각 내년 4월과 5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뮤직카우는 2022년 음악 저작권료 기반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에이판다파트너스는 블록체인 기반 금전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지난해 연말에는 한국거래소가 KRX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 개설로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신종증권시장 개설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마쳤고 장내 상장 요건을 충족한 상품을 발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4월엔 갤럭시아머니트리,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 기반 항공기 엔진 신탁수익증권 거래유통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내년 상반기 항공기 엔진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갤럭시아머니트리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로 추가 지정 사례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에서 지속적으로 탈락하고 있는 증권사, 조각투자사 등 STO 업계는 투자계약증권 발행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거나 STO 법안이 속도감 있게 통과되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선 토큰증권 법안 통과를 앞두고 금융 당국이 보수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토큰증권 제도화 법안인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 신규 지정에서 조각투자사가 제외됐다”며 “조각투자사는 토큰증권 제도 마련 이전에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발행과 유통 사업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다. 일종의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데 법안 통과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관련 사업자들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NH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