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국배 기자
2021.02.25 19:16:30
"인재 확보는 스타트업의 숙명"
성공한 IT 창업가들이 새로운 기부문화 창출
[이데일리 김국배 장영은 기자] 연봉 인상과 기부. 최근 IT업계를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게임사를 중심으로 연봉 일괄 인상 소식이 잇따르는가 하면, 전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통 큰’ 결단도 나왔다.
연봉 인상 및 성과급 지급 등 IT업체들의 공격적인 인재 모시기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개발자 몸값이 오른 데다 포털·게임사 등으로 개발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은 개발자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의 기부 발표에 대해선 IT 창업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부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성공을 바탕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다.
25일 이데일리는 최근 국내 IT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게임사들의 연봉인상, 기부 등에 대해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스타트업 CEO들은 게임업계 연봉 전쟁이 불러올 수 있는 개발자 쏠림 현상에 대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IT업계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려 왔다는 얘기다.
개발자 출신인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는 “개발 인력은 절대적 숫자 자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갖춘(중·고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풀(Pool)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클럽하우스(음성 기반 SNS)’도 10명이서 만든 서비스”라며 “뛰어난 개발자가 가지는 생산성이 일반 개발자에 비해 굉장히 클 수 있고, 이들에게 2~3배의 연봉을 더 줘도 되겠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연봉 인상 바람이 개발자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면 IT업계에 인재가 모이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상호 엑소스피어랩스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개발자들의 전체적인 대우가 좋아지는 것”이라며 “좋은 인재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협업툴 ‘잔디’를 서비스하는 김대현 토스랩 대표도 “시장에는 항상 더 많은 연봉을 제안하는 회사가 있다”며 “스타트업이 돈을 더 많이 줘서 인재를 데려오는 것은 어렵다. 스타트업이 줄 수 있는 것은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숙명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