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南北 훈풍 거셌다…원화 가치 닷새만 상승

by김정현 기자
2018.04.27 15:57:55

27일 원·달러 환율 1076.6원 마감…4.3원↓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남북 정상회담 훈풍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 마감했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3원 하락한 1076.6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가치 상승) 장중에는 1073.7원까지 내렸다. 지난 24일(1067.1원·저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발(發) 불안심리가 불거진 지난 20일부터 줄곧 원·달러 환율이 올랐는데 이날 닷새 만에 하락 마감한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생각보다 화기애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쪽에 위치한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오전 회의가 마무리된 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오시면 공항에서 영접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의 평양 초대를 의미하는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전해지자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들고 있던 달러화를 팔아 원화를 사들였다. 이에 원화는 몸값을 올렸다. 오전 중에는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탐색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070원 후반 대에서 등락했지만, 오전 회담이 마무리된 이후 1070원 중반 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이날 원화 자산 대부분이 호조를 보였는데 이는 다시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전날 대비 0.68% 0.81%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1460억원 정도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200억원 넘게 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들의 원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좋은 상황이다”며 “보통 빅이벤트가 있으면 금요일에는 일단 팔고 월요일에 다시 사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날은 그렇지 않다. 그만큼 현 상황을 좋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외환당국이 달러화 매수개입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시중의 한 외환딜러는 “남북 정상회담 호재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인지,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다음 관심사는 남북 공동선언문이다. 공동선언문은 이날 오후중 발표될 전망인데, 내용에 따라 다음주 원화 가치가 추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날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72억5300만달러였다.

장 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984.68원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9.34엔,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2092달러 선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