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되새기는 광복의 의미…전국서 기념 행사·전시

by손의연 기자
2026.08.14 15:00:49

국립민속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 15일부터 공동기획전 '붉은 벽돌집' 개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5일 특별공연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서울문화재단, 연극 '극장은 달린다!' 공연 후 중앙아시아 순회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친일파 후손 연예인의 집안 자랑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는 문화예술 행사와 전시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붉은 벽돌' (사진=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오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옥사에서 공동기획전 ‘붉은 벽돌집, 서대문형무소’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인 ‘붉은 벽돌집’은 1920~30년대 사람들이 서대문형무소를 부르던 이름이다.

수감자들의 강제노동으로 쌓아 올린 붉은 벽돌은 식민지의 억압을 상징하는 동시에, 독립을 위해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품고 있다. 전시는 감옥 안과 밖에서 독립을 위해 힘쓴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자료 60여점으로 구성된다.

유관순 수형기록카드 (사진=국립민속박물관)
1부 ‘감옥 안, 버티다’는 독립운동이 어떻게 죄가 됐는지, 혹독한 감옥 생활 속에서도 독립의 의지를 지켜낸 수감자들의 삶을 조명한다. 독립운동 관련 죄목 161개 가운데 일부를 담은 ‘수형기록카드’와 독립운동가를 압송할 때 사용한 ‘용수’ 등을 전시하며, 급수별 차등 대우를 보여주는 ‘틀밥’과 1급수·4급수 감방 재현, 감방 벽을 두드려 의사를 전한 ‘타벽통보법’ 관련 증언 영상 등을 통해 감옥 안의 혹독한 일상과 저항의 역사를 전한다.

2부 ‘감옥 밖, 보태다’는 수감자들을 지키고 독립운동을 뒷받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안창호가 아내 이혜련에게 보낸 옥중 편지, 독립자금 마련에 쓰인 ‘활명수병’ 등 감옥 밖의 연대와 실천을 보여주는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안창호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 (사진=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광복절인 15일 오후 3시 박물관 3층 다목적홀에서 특별공연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장유정과 하림이 들려주는 독립의 노래’를 연다.



근현대 대중음악의 역사를 연구해온 장유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원장과 가수 하림이 노래와 이야기, 연주로 관객들을 아리랑의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130년 전 호머 헐버트가 기록한 ‘아리랑’에서부터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에 스며든 ‘고려인 아리랑’, 독립운동가들이 부른 노래와 식민지 시대의 노래들을 지나 ‘광복군 아리랑’에 이르는 여정을 장유정의 해설과 노래, 하림의 음색과 연주로 풀어낸다. 김예진(키보드), 이동준(베이스), 최힘찬(기타) 등 연주자들도 함께한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아리랑은 나라를 잃은 슬픔과 독립의 염원이 담긴 우리 민족의 노래”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가슴 깊이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극장은 달린다!' 쇼케이스 모습 (사진=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은 1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창작 초연 연극 ‘극장은 달린다!’를 공연한다. 변영진 연출, 오세혁 작가가 참여한 이 작품은 강제 이주의 역사 속에서도 94년간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화, 예술을 지켜온 ‘고려극장’을 모티프로, 극장과 예술이 역사를 기억하고 이어가는 여정을 그린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배우와 기술 스태프들이 함께 약 2주간 중앙아시아 3개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19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2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2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각각 공연이 이어진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이 작품이 서울의 공연예술이 중앙아시아의 예술 현장과 만나 과거와 현재, 서울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교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어린이박물관 2층에서 온 가족이 함께 광복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문화행사를 연다. 독립기념관의 협조로 마련된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독립운동사’ 전시는 3·1 운동의 준비 과정과 만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 배경과 활동, 한국광복군의 주요 활동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눠 독립운동의 역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그림과 이야기로 풀어낸다.

광복절 팝업카드 만들기, 태극기 팔찌 만들기, 여름 부채 꾸미기 등 가족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모든 체험은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장진아 국립춘천박물관장은 “많은 가족들이 방문해 무더위를 식히며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을 함께 기억하고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