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려아연 유상증자, 부정거래 소지”

by원다연 기자
2024.10.31 17:38:18

"불공정거래 확인시 적극적으로 수사기관 이첩"
공개매수·유상증자 주관 미래에셋증권 검사 착수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유상증자 발표와 관련해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며,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부정한 수단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회사, 관련 증권사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차입을 통해 자사주를 취득해서 소각하겠다는 계획, 그 후에 유상증자로 상환할 것이라는 계획을 모두 알고 해당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면 기존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중대한 사항이 빠진 것이고, 부정거래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이첩할 것”이라며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도 필요하면 계속하고 심사, 조사, 검사, 감리 등 법령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발행주식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 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사가 돈을 빌리고, 빚은 주주가 갚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날도 7.68% 하락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면서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혐의가 확인되면 공개매수신고서의 허위 기재, 부정거래로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이다.

금감원은 이날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관련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함 부원장은 “그들이 의도적으로 (유상증자 계획을 숨겼는지) 여부는 따져볼 문제”라며 “고의로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검사가 끝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앞.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