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정치생명 타격..도덕성 상처에 선거권 박탈 위기까지

by이승현 기자
2019.01.30 18:58:32

도덕성 중시하는 중도보수층 이탈 우려
최종심 유죄 판결시 10년간 선거 출마 못해
여권 차기구도 변화 예상..유시민 등판 가능성 높아져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여권의 대권 주자들이 줄줄이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게 됐다.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등 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는 30일 선거공판에서 선거법위반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아 법정구속됐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로 당선된 지 7개월 만에 지사직도 수행하지 못한 채 영어의 신세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자리까지 거머쥐며 주가를 올리던 김 지사는 이번 유죄 판결로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당장에 김 지사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부인 혹은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1심 법원에서 이를 대부분 인정했기 때문이다. 여권 지지층에선 덜 하겠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경남지사로 업무를 볼 수 없게 된 것 또한 김 지사에겐 아픈 부분이다. 지난 29일 정부가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을 발표하면서 경남도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사업을 포함시키면서 ‘측근 챙기기’란 소리까지 들은 지 딱 하루 만에 지사직 자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김 지사는 도지사로서 업무역량을 발휘해 대권주자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잃어버렸다.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이 우려되는 점은 피선거권 제한이다. 이번에 유죄 판결을 받은 공직선거법의 경우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지사직 상실뿐 아니라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만 51세의 김 지사가 60대가 돼서야 정계 복귀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심 판결이 최종심까지 이어질 경우 김 지사는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이런 전과가 회복되려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례와 같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가 복권되면서 살아난 것 같이 물리적 시간뿐 아니라 계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계복귀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력한 대권주자로 이름을 올리던 인사들이 정치적 위기를 겪게 되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점쳐진다. 특히 향후 다른 주자들 중 낙마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차기 주자군이 풍부하다는 게 여권의 최대 강점이었지만 향후 추가로 문제가 더 생긴다면 외부 영입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며 “가장 유력한 것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