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목숨 앗아간 `6083% 폭리` 사채업자, 항소심서 감형

by석지헌 기자
2026.08.14 14:49:21

연 최고 6083% 폭리…상환 독촉 가족·지인 협박
법원 “합의금으로 고통 회복될지 의문”
항소심서 1심보다감형…징역 3년6개월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연 최고 6083%에 달하는 이자를 받고 채무자의 가족과 지인까지 협박한 불법 사채업자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중에는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숨진 30대 싱글맘도 있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1심보다 형량을 6개월 줄였다.

불법추심 피해자 심모씨 1주기 추모식. (사진= 뉴시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명산)는 14일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4)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770만776원 추징을 명령했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대부업 등록 없이 6명에게 돈을 빌려준 뒤 법정 제한 이자율을 크게 웃도는 연 1233~6083%의 이자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과정에서는 채무자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에게까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에는 유치원생 딸을 키우던 30대 싱글맘도 있었다. 그는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2024년 9월 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와 검찰이 제기한 사실오인·법리오해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일부에 대해서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반영해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 수법과 피해 정도를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미등록 대부업자가 이자 제한을 피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로부터 과도한 이자를 받는 것은 채무자들에게 재산적·정신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가하고 금융거래 질서를 저해해 사회적 폐단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씨가 채무자와 가족, 지인들에게 심한 인신공격성 표현과 욕설을 하며 공포심과 수치심을 유발한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타인 명의 계좌와 유심칩을 이용해 범죄수익 취득을 가장한 점도 지적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한 점이 감형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 일부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그러면서도 합의만으로 피해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급한 합의금만으로 그동안 피해자들이 받았을 고통을 회복할 정도인지는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징역 4년보다 6개월 줄어든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