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라인 약속한 尹…靑·재계 만남 기피 ‘터부’ 깬다

by김형욱 기자
2022.03.21 19:21:12

특정 경제단체 방문 아닌 6개단체 동시 만남도 ‘눈길’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언제든 직접 통화하실 수 있게 하겠다. 기탄없이 의견 전달해 달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재계(6개 경제단체장)와 공식 첫 만남을 갖고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당선 12일 만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터부시 돼 온 청와대와 재계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당선인은 6개 단체장과의 오찬에서 거듭 소통을 강조했다. 서두 때부터 “오늘은 새 정부의 비전이나 정책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경제계의 애로사항이나 바람을 듣기 위해서 모인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조언을 해 달라”고 했다.

새 정부는 재계와의 만남을 꺼렸던 현 정부와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줬다. 현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 끝에 출범한 만큼 재계와의 만남 자체를 터부시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기업인 초청 간담회를 가졌으나, 이듬해에는 재계와의 정례 신년인사회도 불참하는 등 한 동안 거리를 뒀다.



특정 경제단체를 먼저 만나는 대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대표하는 6개 단체장을 함께 만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중소기업중앙회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전경련을 가장 먼저 찾았었다.

윤 당선인이 중기중앙회와 사전에 별도로 만나는 계획도 추진됐으나 결국 6개 단체장을 한번에 보는 것으로 확정됐다. 한때 ‘적폐’로 지목되기까지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함께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기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봤는데, 중견기업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선거 때문에 못 봤다”며 선거기간에 보지 못한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는 또 “그간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기업 하기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며 “새 정부는 여러분이 힘들어했던 부분들을 상식에 맞춰 바꾸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도 대체로 ‘민간주도 성장’을 내세운 새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민간 주도의 역동적, 혁신적 성장을 이루려면 투자와 노동에 현장 요소를 활용해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