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찾는 김동연..JY '투자 보따리' 화답하나(종합2보)

by안승찬 기자
2018.07.26 18:45:04

"성장 위해선 기업 만날 것..내달 초 삼성 방문"
문재인 대통령도, 이재용에 일자리·투자 늘려달라 당부
삼성 김 부총리 방문 맞춰 대대적인 계획 밝힐듯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안승찬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내달 초 삼성을 방문한다. 김 부총리는 취임 후 LG, SK, 현대차, 한화 등 대기업들을 차례로 방문했고, 그때마다 해당 그룹 총수를 모두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 김 부총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김 부총리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을 혁신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 하지 않고 업종과 기업 사이즈 관계 없이 무조건 만날 생각”이라며 “8월 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삼성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삼성 방문과 관련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두고 보자”며 확답을 피했다. 삼성측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가 이 부회장이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부회장은 구본준 LG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모두 만났다. 4대 그룹 중 삼성만 아직 만나지 않았다. 처음으로 삼성을 방문하는 자리에 이 부회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례적인 상황이 된다.

관심은 이 부회장이 어떤 선물 보따리를 내놓느냐고 쏠린다. 이달 초 삼성의 인도 휴대폰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자, 이 부회장은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약속을 한 셈이다. 삼성은 김 부총리의 방문에 맞춰 투자와 채용 규모를 발표하려고 준비중이다.

김 부총리가 방문했을 때 LG그룹은 전기차 부품·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산업 분야에 1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5년간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23조원을 투자하고, 4만5000명의 신규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SK그룹은 3년간 80조원 투자와 일자리 2만8000개 창출을 약속했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3년 간 9조원을 투자해 매년 1만명 이상의 신규 채용계획을 밝혔다.



재계 1위인 삼성은 더 큰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전향적인 숫자를 발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은 올 상반기 1만명 가량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1만명 이상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간 2만명을 채용하는 셈이다. 삼성은 계열사 별로 다음달 말부터 공채 전형을 시작할 예정이다.

투자도 전향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삼성전자는 올해 보수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려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설비투자 43조4000억원, 연구개발(R&D)에 16조8000억원 등 총 60조2000억원을 썼다. 사상 최대 규모였다. 한해 전인 2016년(40조3000억원)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유독 투자가 많았던 점을 고려해 올해는 평년 수준으로 낮추려고 했지만, 삼성이 방향을 바꾸고 공세적인 투자 계획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호황이어서 유독 투자금액이 많았다”면서 “올해 작년보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된다면 매우 공격적인 투자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도 기업의 투자를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빠르면 이번주 내 (삼성이 아닌) 한 대기업에서는 약 3조~4조원 되는 규모의 투자 발표와 중기적으로는 플러스 15조원 가량이 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말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기업이 투자하는데 있어 여러가지 애로사항을 같이 고민하고 관계부처가 협의하면서 해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자리와 소득 분배, 이런 점에서 조금 미흡했다”면서 “3% 성장 복원에 노력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와 같은 일자리나 소득 분배 측면도 많이 신경 써서 국민들이 체감하고 느끼기에 질 높은 성장이 되도록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재계와의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의 활력을 불어 넣고 역동성 제고시키고 혁신 성장을 하는 것이라면 기업 뿐만 아니라 경제단체와도 만날 것”이라며 “(전경련의 경우 )지난번에 한번 만나려고 했다가 일정 맞지 않았다. 휴가철이라 시간 필요하겠지만, 같이 의논하고 시간을 조율해서 경제단체장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관계부처가 추가로 영세 자영업자와 어려움을 겪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8월 초 늦어도 중순 안에는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저임금 재심의 논란에 대해선 “제가 답변하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번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대표들이 참가하지 않은 문제점을 봤을때 이의제기는 이해되지만 고용부에서 종합 검토하고 있어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