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만들어진 브렉시트 초안…이혼 합의금 57조 예상

by김경민 기자
2018.11.15 17:33:57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초안을 드디어 완성했다. 여기에는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혼 합의금(EU 탈퇴 재정부담금)을 비롯해 아일랜드 국경 문제, 환경, 산업 등 광범위한 내용이 담겼다.

1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85쪽의 법적 조항으로 구성된 합의문 초안을 발표했다. 이 합의문은 EU 의회와 27개 EU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초안에는 영국의 EU 탈퇴 이후 21개월의 전환기를 보내는 내용과 함께 영국이 지불해야 하는 EU 탈퇴 재정부담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재정부담금은 대략 390억파운드(약 57조원)으로 추정된다.

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아일랜드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영국이 EU와 브렉시트 최종 협상에 실패해 사실상 합의하지 못한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은 EU 관세 동맹에 남게 될 아일랜드 국경을 강화해 재화나 기반시설의 교류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영국과 EU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기한 내 협상에 노력하고, 불가능하면 전환기간 연장 등에 나서기로 했다. 최대한 대체방안을 제시해 백스톱이 필요 없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만약 2020년까지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 협상 기간을 늘리고 그럼에도 도저히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백스톱 협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영국에서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과 EU 회원국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의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가이 베르호프슈타트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우리는 영국이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이번 합의가 브렉스트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영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