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물 탐색 3시간, 값비싼 물질 50배 이하로···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빠르게

by강민구 기자
2021.01.27 19:00:00

윤대성 고려대 교수팀, 고효율 약물 선별 기술 개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아밀로이드 올리고머 표적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개발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연구재단은 윤대성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이정훈 광운대 교수, 이규도 고려대 교수, 황교선 경희대 교수팀과 나노입자 표면에 단백질 코로나 형태로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를 합성, 많은 화합물 가운데 올리고머만 선택해 분해하는 화합물을 선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논문 주저자들의 모습.(왼쪽부터)이동택·이정훈·이규도·윤대성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화합물을 탐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수 일에서 하루 이내 3~6시간으로 단축했다. 또 값비싼 아밀로이드 베타를 기존 대비 50배 이하만 사용하도록 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은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순수한 올리고머는 합성과 정제가 어렵고, 올리고머를 표지할 수 있는 형광물질도 없어 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 후보물질을 대량으로 탐색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플라즈모닉 나노입자 표면에 단백질 코로나 형태로 순수한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만 코팅했다. 이어 후보화합물에 의해 단백질 코로나가 분해될 때 나노입자 표면이 노출, 나노입자가 서로 응집해 흡광도 변화를 유도해 용액이 적색으로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 약물탐색 플랫폼을 만들었다.

형광물질이나 추적을 위한 추가 처리 없이 용액의 색 변화로 올리고머를 선택해 분해하는 화합물이나 생체단백질을 선별하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저분자 화학물질 6종과 몸속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생체단백질 2종을 이용해 플랫폼도 검증했다.

윤대성 교수는 “추가 처리과정이 필요없고, 값비싼 아밀로이드 베타를 기존 대비 50배 이하로 사용해 경제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며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이 가능해 약물 발굴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7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