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친환경 도전’…내년부터 재생에너지로만 가동

by방성훈 기자
2016.12.07 15:46:17

[이데일리 김경민 방성훈 기자] 구글이 내년부터 전 세계 사업장을 100% 재생에너지로만 가동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현 시점에서 민간 기업이 이같은 시도를 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는 평가다.

◇ “민간 기업 유례 없는 일..의미 있는 선택”

구글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2017년부터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와 사무실 전체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구글은 총 2.6기가와트(GW)에 달하는 풍력과 태양광 등 녹색 에너지를 사들이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전체 전력을 감당할만한 규모의 녹색 에너지를 사들이며 지구 상 최대 재생에너지 구매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구글의 발표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의 이번 극적인 시도는 유례없는 것”이라면서 “기후 변화 문제에 맞서기 위한 결정으로, 민간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충분한 양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시도만으로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특히 IT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가치가 있는 도전이라는 것.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의 25%가 기업들을 위해 쓰이고 있으며, 구글과 같은 기업이 그 중 2%를 차지한다. 구글의 지난 해 에너지 사용량은 5.6테라와트(TW)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체 전력 이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1테라와트는 1초 동안 소비하는 전력 에너지를 의미하는 와트로 환산할 때 1조 와트에 해당하는 규모를 말한다.

구글은 내년 전체 에너지 중 95%를 풍력으로 사용하겠다는 목표다. 풍력으로 생산된 전력의 가격이 화석연료에 기반한 전력보다 변동성이 심하지 않은 만큼 구글 입장에서도 계획을 세우기가 좋다. 특히 칠레와 같은 나라에선 재생 에너지를 많이 구입할수록 가격을 깎아주고 있어 화석 연료보다 더 저렴하다.



CNBC는 최근 재생에너지 공급 비용이 크게 낮아진 만큼 구글의 수익성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풍력 에너지 가격은 2010년 이후 60%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 재생에너지 우호적 행보 지속

구글은 초고속 인터넷, 지도, 광고, 영상, 모바일, 검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 13곳과 사업장 150여 곳을 두고 있다. 특히 유투브, 지메일, 인터넷 검색 엔진 등의 사업은 각각 10억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에너지 의존도도 높은 상황이다. 구글은 지난 2010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전체 에너지의 44%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만큼 비중을 확대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114 메가와트(㎿) 발전용량을 갖춘 아이오와주의 풍력 발전소와 첫 전력 구매 사업을 체결했으며, 지금까지 넥스테라 등 재생에너지 개발사들과 20건의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6건의 계약을 통해 총 842MW의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들 기업은 구글과의 대규모 거래를 통해 추가적인 전력 생산 시설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구글은 아직까지 현실화시키지는 못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방법의 전력 생산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7년 물에 띄어 조력으로 전기를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센터 설립 아이디어에 대해 특허를 내는가 하면, 지열을 이용하거나 성층권에 연을 띄워 빠른 바람을 잡아 내는 등의 방식으로 전력을 얻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