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빗썸만 차등규제’ 여당안 급부상…野 “규제 자체 우려”
by최훈길 기자
2026.02.03 18:44:02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 리포트]③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규제
시장 점유율 따른 대주주 지분 제한 가능성
금융위 “차등 지분 규제도 열어놓고 검토”
국힘 “규제 도입시 자산 역외 유출 부작용”
거래소·핀테크 우려 “산업 근간 흔들릴 것”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시장 점유율이 높은 두나무(업비트)와 빗썸에 한해 대주주 지분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중재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시장 점유율에 따른 ‘차등 규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은 거래소를 손쉽게 통제하려는 관치금융의 일환이라며 규제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이정문(위원장), 안도걸(간사), 이강일(위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 이후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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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소속 이강일 의원(정무위)은 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가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에) 들어갈 것”이라며 “시장 지분율에 따른 지분율 차등 규제가 중재안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디지털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일괄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거래소가 공적 성격의 인프라로 기능하는 만큼,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과도하게 쏠리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일괄 지분 제한에 대한 업계 우려가 제기되자 최근 민주당 TF 측에서는 ‘차등 규제’ 방안이 제안됐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페북에 “대주주 지분을 20% 이하로 (일률적으로) 찍어 누르면 누가 공격적인 투자를 할까”라며 시장 점유율에 따른 차등 지분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차등 지분 규제가 적용되면 시장 점유율 5% 미만인 코인원, 코빗, 코팍스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두나무는 ‘대주주 지분 20%’ 규제, 시장 점유율 20%를 초과하는 빗썸은 ‘30% 지분’ 규제를 받게 된다.
현재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지분율 25.52%를 가진 최대주주다. 빗썸은 대주주인 빗썸홀딩스가 73.5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차등 지분 규제 도입 시 두나무·빗썸 대주주는 각각 20%·30% 지분만 남기고 초과 지분은 모두 매각해야 한다.
관련해 여당은 다음 주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의 발의하기로 하고 현재 금융위와 구체적인 지분 규제 방식을 협의 중이다. 당초 15~20% 일괄 규제 입장을 밝혔던 금융위는 지분 차등 규제도 열어놓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분 규제에 대해 “여러 옵션이 있다”며 “차등 지분 규제도 열어놓고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 금융위원회의 15~20% 일률적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규제가 시행되면 5대 거래소 대주주 모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율 제한은 두나무와 코빗 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자료=각 사 및 업계 추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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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여당안이 마련되더라도 야당이 지분율 규제 자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입법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분 규제가 코인거래소를 쉽게 통제하려는 관치금융의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 김상훈 의원은 통화에서 “거래소에 대한 지분 규제는 (경영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고 자산의 역외 유출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규제 자체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윗선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이제 와서 금융위 당초안에 없던 규제안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도 지난달 13일 입장문에서 “인위적으로 민간기업의 소유구조를 변경하려는 시도는 자생적으로 성장해 온 디지털자산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며 지분율 규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핀산협·협회장 이근주) 역시 3일 호소문에서 “소유 분산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 디지털금융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핀산협은 지분 규제 대신 △상장(IPO) 유도를 통한 시장 감시 기능 강화 △책무구조도 도입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의무 부과 △사외이사 선임 절차의 독립성 강화(최대주주·경영진 추천권 제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