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부실수사' 논란 부른 케이블타이, 증거 인정 안 돼
by이재은 기자
2026.09.30 17:56:59
法 “결박하려 했다는 검찰 주장 인정 어려워”
장윤기, 강간살인·살인예비 등 혐의로 무기징역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촉발한 케이블타이가 강간살인 혐의를 인정하는 근거로는 채택되지 않았다.
| | 지난 7월 6일 오후 12시 45분께 장윤기가 범행 수단으로 이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조수석 수납공간에 케이블타이가 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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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정호)는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23)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케이블타이로 피해자의 손목, 발목을 결박하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케이블타이는 장윤기 차량 안에 밀봉된 채 보관됐는데 그의 치밀한 다른 수법에 비해서는 범행 도구로 쓰였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차량 문이 활짝 열려 있었던 뒷좌석에 피해 여고생을 옮겨 싣고 납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 직권으로 추정한다”며 이를 범행도구로 보지 않았다.
장윤기 측은 앞선 재판에서 “케이블타이는 컴퓨터 전선 정리 용도로 구입했다가 차에 그대로 놔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케이블타이는 지난 5월 사건 당시 포장된 채로 차량 조수석 보관함에 놓여 있었다.
| |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리는 3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가 법정으로 출정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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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가 지난해 12월 구입한 케이블타이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라졌으며 검찰의 보완수사로 실물이 확보됐다. 사건 이튿날이던 지난 5월 6일엔 장윤기 아버지가 아들의 차량을 받고 보관하다가 검찰에게 압수됐다.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채 장윤기 아버지에게 차량을 넘긴 광주 광산경찰서 박모 강력팀장은 증거은닉 방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케이블타이에 관한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여고생에 대한 강간살인 등 장윤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공소사실에는 아르바이트 동료인 베트남 여성을 상대로 한 스토킹·성폭행·상해·감금과 경찰 신고에 대한 보복성 살인예비 등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제시된 증거에 의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사형 폐지국이고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의 간극을 메울 절대적 종신형이 없다는 점, 대법원 판례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장윤기가 사회복무요원 시절 여성 청소년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변태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 | 장윤기(23)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3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故) 이채원 양의 유족이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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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의 유가족 법률대리인단은 선고공판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유무죄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사형을 선고할 것이냐 무기징역을 선고할 것이냐가 재판부의 가장 큰 고민”이었을 것이라며 “사형 선고가 적절한지 확신하지 못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양의 어머니는 “사형을 선고하지 않을 것이라면 단 하루의 감형도, 가석방도 불가능한 무기징역을 법제화해 강력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피고인 장윤기에게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묻고 사건의 진실을 감추려 했던 모든 자들이 법의 단죄를 받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