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앞두고 쓰러진 60대 교수…3명 살리고 하늘로

by이재은 기자
2026.05.15 12:46:06

마산대 교수 김미향씨…간, 양쪽 신장 기증
동료교수 "학생 따뜻하게 품어주던 어머니"
내년 3월 정년퇴임, 쓰러지고 뇌사상태 빠져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스승의날을 앞두고 쓰러진 60대 교수가 환자 3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지난 10일 삼성창원병원에서 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해 3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난 김미향 마산대 교수.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0일 삼성창원병원에서 마산대 교수였던 김미향(63)씨가 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해 3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최근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던 중 지난달 17일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김씨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나눔을 실천해 온 고인의 삶을 되새기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김씨의 자녀 박다빈씨는 “엄마를 너무 살리고 싶었던 마음만큼 다른 환자들에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기증에 동의했다”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늘 베푸는 것을 좋아하셨던 엄마라면 하늘나라에서 좋아해 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 출신인 김씨는 취미가 공부라고 불릴 만큼 배움과 지도를 좋아했다. 그는 쓰러지기 전까지도 교수로 일하며 20년 근속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내년 8월 정년 퇴임을 앞뒀던 김씨는 제자들의 진로와 장학금을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등 열정적인 교육자였다. 동료인 주석민 마산대 교수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던 어머니 같은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씨의 빈소에는 사회에 진출한 제자들도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자인 고태민씨는 “장기를 기증하고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교수님다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수님께서는 전공 지식뿐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와 책임감, 끝까지 해내는 마음까지 몸소 가르쳐 주셨다.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라고 했다.

딸 박씨는 “항상 바쁜 엄마여서 함께 여행할 시간도 많지 않았는데, 작년 여름 단둘이 제주도에 다녀온 게 자꾸 생각난다”며 “진심으로 존경하고, 너무도 사랑하고 소중한 엄마. 제게 엄마는 내가 사는 세상의 전부인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슬프고 힘들지만, 나에게 희생하고 가신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안식할 수 있게 홀로서기 해보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교육자로, 이웃을 위한 봉사자로 살아오신 김미향 님이 마지막 순간에도 생명나눔으로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셨다”며 “스승의 날 전해진 이 소식이 많은 분들께 생명나눔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