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고분양가 기준 개선 환영…사업 추진 탄력"

by신수정 기자
2021.02.09 18:12:18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방향에 업계 긍정적으로 평가
규제 완화에 사업성 충족된 단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22일 시행세칙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만도 숨통이 트인다. 민간 주택 공급물량이 많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A 대형건설사 주택마케팅 팀장)

건설업계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분양가 현실화가 이뤄질 경우 낮은 금액으로는 사업성이 없었던 지역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9일 건설업계는 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결정에 아파트 분양가 현실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HUG의 심사업무의 일환으로 분양보증 발급 후 입주 시점에 미입주 사태를 막기 위한 보증리스크 관리 방안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HUG가 구체적인 분양가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HUG는 △가격 산정 기준 △비교사업장 선정 △가격조정 △심사기준 공개 △심사절차 개선 측면에서 변화를 꾀했다.

HUG는 우선 고분양가 심사 시 주변 시세의 일정 비율(85∼90%)을 상한으로 고려해 분양가 등락에 따른 관리 기준을 마련했다. 또 비교 사업장을 분양 사업장과 준공 사업장 각각 한 곳씩 총 2곳을 선정함으로써 분양 시장과 기존 주택시장의 상황을 모두 반영해 합리적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평가 기준을 입지, 단지 특성(규모 75%·건폐율 25%), 사업 안정성(HUG 신용평가등급 75%·시공능력평가순위 25%)으로 하고, 주변 사업장을 항목별 점수로 평가해 총점 차이가 가장 적은 분양·준공사업장을 비교사업장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또 비교사업장 대비 우위·열위 사업장에 대해 분양가를 조정할 경우에도 점수 차에 따라 정량적으로 조정해 심사의 자의성을 최대한 배제할 방침이다. 심사기준 또한 그간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만을 공개해왔으나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기준을 원칙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HUG의 각 영업점에서 고분양가 심사를 수행했지만, 향후 영업점에서는 주택사업자와의 상담 등을 전담하고 심사는 HUG 본사에 전담 기구를 설치해 진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시세 대비 분양가 현실화가 이뤄질 경우 민간 공급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사업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의 경우 분양가가 합리적인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단지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고급화와 특화단지 추진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명확한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고 주택사업자의 고분양 관리지역에서의 유인책이 부족했다”며 “업계의 요구사항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준 것에 대해 기대감이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세부적인 시행세칙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HUG가 심사기준 공개방침을 정했지만, 세부 평가점수를 밝혀줘야 사업 주체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2일 시행세칙이 공개될 예정이지만 해당 사업장이 어떤 항목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점수를 공개해 준다면 사업 주체들이 추진하는데 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