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조사단 “‘힌남노 피해’ 포스코, 내년 1분기께 정상화”

by김형욱 기자
2022.11.14 18:52:15

제품공장 18곳 중 15곳 연내 재가동…수급 차질은 없어
총 피해액 4900억원 추산…재난 대응 메뉴얼 강화 권고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수급조사단(이하 조사단)이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포스코(005490) 포항 제철소가 내년 1분기께 정상화할 것으로 봤다. 조사단은 또 이번 태풍 피해로 포스코 매출 감소 2400억원을 비롯해 총 49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하며 포스코가 최고 수준의 재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민·관 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조사 중간결과 보고와 관련해 출입기자단에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14일 산업부에 따르면 조사단은 지난 10월 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간결과를 산업부에 보고했다.

태풍 힌남노는 지난 9월 5~6일 제주·경남·경북 지역을 휩쓸며 큰 피해를 안겼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이 과정에서 설립 49년 만에 처음으로 ‘올 스톱’했다. 산업부는 철강 수급 차질에 따른 산업계 피해 확산을 막고 원인 파악을 통한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해 같은 달 중순께 민동준 연세대 교수를 단장으로 한 민·관 합동 조사단을 꾸리고 연말까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단은 세 차례의 현장조사 결과 포항제철소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 원인을 집중호우로 꼽았다. 포항 도심의 하천 ‘냉천’이 범람하고 이 물이 포항제철소 2~3문으로 유입되면서 전력설비가 침수했다는 것이다. 전력설비 침수는 제철소 전반의 정전·화재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태풍 예보 후 사전 조업중지 등 대응에 나섰으나 하천 범람에 따른 침수는 막지 못했다. 조사단은 이에 따라 포스코의 매출이 2400억원 줄고, 포스코 납품 기업 역시 약 250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조사단은 또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 공장이 재가동하는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전망했다. 상공정과 하공정(제품생산) 18개 공장 중 6곳은 복구를 마쳤고 연내 9곳이 추가로 가동 예정이지만 STS1냉연공장과 도금공장 2곳은 내년 1분기, 1후판공장은 아직 복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후판공장은 노후화한 탓에 수리 후 가동할지 철거할지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다만 우려했던 전기강판, 선재, STS 등 수급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과 국내 협력생산, 수입 등 긴급 대응 조치로 철강재 시장에 수급 이슈는 발생하지 않았고 연말에도 수급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포스코가 국내 제조업 핵심 소재인 철강을 공급하는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일반적 재난에 대비한 기존 매뉴얼을 최고 수준의 재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당장 이번 피해의 직접 원인인 하천 범람에 대비해 배수시설이나 자가발전설비를 보완하는 것은 물론 이번 경험을 토대로 기업활동 지속전략(BCP)를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최고 수준의 재난에 대응한 피해 예방 조치와 함께 복구, 시장보호 매뉴얼도 갖추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핵심 설비나 부품의 침수·화재 영향이 나중에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복구 완료 후에도 설비 투자를 할 것을 권고했다.

조사단은 올 연말까지 활동하며 설비 복구 진행상황과 철강재 수급 현황을 살필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핵심 권고사항인 BCP 수립 권고 내용을 구체화해 연내 최종 보고서에 담아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BCP 의무화 등 방안도 검토된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이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포스코 직원이 밤낮없이 신속한 복구에 애써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도 “포스코가 사전 조업 중지 등 태풍 대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국가기간산업으로서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산업부도 조사단과 별개로 복구물품 조달과 주52시간제 한시 완화 등을 지원했으며 포항시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긴급경영안전자금과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6일 새벽 시간당 110㎜의 폭우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모습. (사진=포스코)